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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도심 속 오아시스, 도시숲

2021-08-03 기사
편집 2021-08-03 07: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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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에 폭염까지 더해져 힘든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여름마다 겪는 도시의 '열섬(Heat Island) 효과'에 '열돔(Heat Dome) 효과'까지 더해져 온실 속에서 사우나를 하는 듯한 경험을 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92%가 국토 면적의 17%인 도시에 살고 있기에 국민 대부분이 이러한 열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최근 도심에서는 뙤약볕을 잠시나마 피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에 설치된 그늘막의 인기가 매우 높다. 인공 구조물인 그늘막의 효과를 알게 되면서 추가로 설치해 달라는 민원이 많아지고, 버스정류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가로수와 도시공원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자연적인 그늘을 만들며 도시의 열기를 식혀주는 존재이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숲과 구분하여 이들을 도시숲이라고 하는데, 도시숲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뜨거운 열기를 도심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도시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 낮추어,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기능을 한다.

도시숲은 열섬 및 열돔 완화 효과와 더불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도시숲 1ha는 미세먼지 46㎏을 포함하여 연간 대기오염 물질 168㎏을 흡수·흡착한다. 가로수로 많이 심겨진 느티나무 한 그루(엽면적 1,600㎡ 기준)는 5~10월에 1.8톤의 산소를 방출하고 2.5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즉, 도시숲은 회색빛 도심 속에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는 건강한 허파 역할을 하고 더 나아가 기후변화의 주범인 탄소를 포집하는 탄소저장고의 역할도 수행한다. 도시숲은 우리 생활권 내에서 휴식, 치유 및 교육공간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도시의 자연성을 높이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보물창고임이 인식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도시숲 평균 면적은 10.1㎡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최소기준인 9㎡를 초과한다. 하지만, 인구가 밀집된 특·광역시의 경우에는 평균 7.1㎡로 WHO의 권장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세계적 대도시인 런던(27㎡), 뉴욕(23㎡), 파리(13㎡)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숲의 면적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도시숲 확대는 기후 위기를 대응하는 탄소중립에도 기여할 수 있는 탄소 흡수원이므로 최근 강조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기업경영(ESG)의 방편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

도시숲은 다양한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생물다양성 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파편화되지 않고 연계성을 지니도록 조성되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폭염 완화나 대기정화 등의 기능이 우수한 나무 종류를 제시하고 있으며, 도시별 특성에 맞는 숲조성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도시숲의 가치를 증진하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다.

뙤약볕이 내리쬐면 우리는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피한다. 도시숲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조용히 후원하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이며, 그 가치가 제대로 인식되어야 한다. '도심 속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는 도시숲을 확대하여 자연기반 해결책(NbS, Nature-based Solutions)으로 뜨거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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