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곤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고경곤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미션과 비전은 개인과 조직이 지향하는 바를 정의하고 우리가 염원하는 바람직한 모습과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미션을 통해서 개인과 조직의 정체성, 존재의 의미, 사명 등을 명확히 하고 비전을 통해서는 함께 만들어 갈 미래의 목표, 지향점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션과 비전을 담은 선언문은 그만큼 중요하다.

`We are making this world little bit better everyday(우리는 매일 이 세상을 조금씩 더 좋게 만들고 있다).` 이 문장은 필자가 코카-콜라 재직 시절 늘 가슴속에 담아두고 다니던 비전 선언문이다. 비전 선언문은 이처럼 일상의 문장일 때 쉽게 이해되고 가슴에 품고 다니는 행동의 원칙이 된다. 덕분에 20여 년을 근무한 그 회사에서 탄산이 들어간 설탕물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날마다 조금씩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즉, 어떤 일을 할 때 이게 정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하는 준거 기준을 가지게 된 것이다. 지시받은 일이든 스스로 새롭게 기획한 일이든 늘 그 기준을 바탕으로 결정하니 자부심을 가지고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최근 ESG 경영이 기업의 규모나 분야에 상관없이 모든 기업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과거 기업 활동의 주요 평가 기준이던 재무적 요소 외에 환경보호, 사회공헌, 투명한 경영과 감사 등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사회공헌적 개념인 지속가능경영, CSR, CSV와 유사하나 ESG는 환경 및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이슈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가치관을 변화시켰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중앙공기업인 한국국토정보공사, 코레일유통, 한국농어촌공사가 ESG경영을 선포하며 탄소중립·공정경영·중소기업 지원 등의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가 ESG 경영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이본 쉬나드`라는 사업가가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환경문제를 이야기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업가다. 1973년 미국에서 탄생한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인 이본 쉬나드 회장의 사업 목적은 지구보호다. 따라서 그의 회사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만든 옷을 사지 마세요`라고 광고하며, 파타고니아의 ESG 경영철학을 담은 비전 선언문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그럼 환경과 사회적 가치 창출의 철학이 담긴 대전마케팅공사의 비전선언문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ESG 경영에는 거창한 구호나 경영전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같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운영하는 사업장이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대전마케팅공사의 비전선언문은 실천하는 ESG 경영 철학을 담은 말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우리의 터전, 대전을 사랑받고 좋아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일합니다.`

우리 스스로 대전을 사랑하는 사람인지를 묻고, 그게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돼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의 터전인 대전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일인지 생각한다. 그리고 친환경과 유기농을 위한 플라스틱 사용 금지와 교육과 기부를 통한 지역사회 공헌, 환경보호 활동 등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 되는 일이다.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면,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게 되고, 그곳은 계속 살고 싶은 곳이 된다.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를 만들고, 시민이 좋아하는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민의 삶과 경제에 보탬이 되는 MICE 사업을 전개하는 일, 지역 문제 해결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전의 유관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대전을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만드는 일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관리되는 `대마공`식 ESG 경영철학과 비전을 통해 대전이 더욱 사랑받는 곳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고경곤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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