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린 사이에 형성된 나노 단위 미만 선폭의 전도성 채널. 사진=IBS 제공
흑린 사이에 형성된 나노 단위 미만 선폭의 전도성 채널. 사진=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 수준을 넘어 옹스트롬 단위의 초극미세 반도체 소자를 구현해 냈다.

1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이종훈 그룹리더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대(POSTECH) 공동 연구팀은 2차원 흑린을 이용해 선폭 4.3Å(0.43㎚)의 전도성 채널을 구현해냈다.

이는 나노미터 한계를 뛰어넘어 옹스트롬(Å·1Å은 0.1㎚) 단위 선폭의 초극미세 반도체 소자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2차원 흑린은 `포스트(post) 그래핀` 시대의 주역이 될 반도체 소재로 꼽힌다. 두께가 원자 한 층 정도여서 실리콘 기반 반도체로 구현하기 힘든 유연하고 투명한 소자에 이용 가능하며 2차원 반도체 소재 중 전자이동도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원 물질들을 실제 소자화하는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비했었다.

이에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 다층의 2차원 흑린 간 층 사이에 구리 원자를 삽입한 뒤 구리 원자가 2차원 흑린에 0.43㎚의 미세한 폭을 유지하며 삽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를 원자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규명했다.

또 이렇게 형성된 전도성 채널은 반도체 소자의 전극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전도체/반도체/전도체로 이뤄진 반도체의 기본 소자 구조를 2㎚ 이하 수준에서 형성할 수 있음도 보였다.

제1저자인 이석우 IBS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고상확산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실제 응용 효과가 클 것"이라며 "흑린을 이용해 나노미터 한계를 뛰어넘는 초 극미세 소자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자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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