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았다(백가흠 지음)=사회에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을 파헤치는 소설가 백가흠이 6년 만에 신작을 들고 찾아왔다. 그의 소설세계는 한 발짝 더 깊이 들어가는 집요한 자기 탐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의 소설은 지속적으로 우리가 불편해하는 지점들을 자극한다. 이 저서를 천천히 읽다 보면 근원을 잃고 헤매는 인물들이 불안을 잊기 위해 행하는 강박적인 행동들에 동조하게 되는 감정의 전이를 경험하게 된다. 가끔 폭력적인 방향으로 치닫기도 하는 그의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준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 안정제를 복용하며 삶을 이어가는 한 여자와, 사람을 죽이고 도주중인 한 남자의 만남은 두 사람을 뜻하지 않게 비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소설의 끝을 향할 수록 이야기는 점점 더 짙어지는 가운데 끝이 난다. 문학동네·328쪽·1만 4000원

△내일의 도시를 생각해(최성용 지음)=꽉 막힌 도로와 살인적인 집값, 높은 물가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의 현실은 답답하다. 삭막하고 갑갑한 도시를 활기차게 바꿀 수는 없을까? 이번 저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저서는 내일의 도시를 살아갈 이들에게 특별한 도시 산책을 권한다. 저자는 횡단보도와 육교, 아파트 단지 등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구조물이나 장소를 직접 답사하고 관찰해 도시환경을 둘러싼 변화를 역동적으로 읽어 낸다. 저자는 어렵지 않은 용어를 통해 도시 개발의 이면을 살펴보는 가운데 행복한 도시의 큰 그림을 함께 그려 보자고 제안한다. 북트리거·364쪽·1만 6500원

△문화재전쟁(이기철, 이상근 지음)=이 저서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주도로 벌어진 나치의 약탈 문화재와 예술품 그리고 종전 후 반환과 회복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나치 약탈 부대에 맞서는 미술사학자들로 편성된 연합군 모뉴먼츠 맨과 박물관 직원들의 활약이 한 편의 영화처럼 책에 담겨있다. 약탈을 피한 모나리자를 비롯해 대가의 작품들에 얽힌 숱한 이야기와 더불어 종전 후 약탈 예술품을 둘러싼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 가문의 소장품을 되찾으려는 후손들의 힘겨운 노력 등의 내용을 소개한다. 특히 문화 예술품 약탈이라는 시선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읽는 흥미로운 역사 교과서다. 지성사·352쪽·2만 8000원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신순규 지음)=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로 하버드·MIT 졸업 후 미 월가에서 27년간 일해 온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 신순규의 신작 에세이가 출간됐다.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전 작품인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 이후 6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책이다. 미국 현지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느낀 생각들을 정리한 저자는 견고함과 자기 사랑, 동기 부여, 배려, 열린 마음, 소신, 마음의 평안 등 33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어려운 상황이 다가와도 저자는 "바람이 불까 두려워하는 촛불보다는 바람이 불기를 기대하는 불이 돼야 한다"며 "나를 무너뜨릴 만한 바람을 만나야만 견고하게 세상을 살아갈 정신력의 근육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판미동·264쪽·1만 4800원

△바다 생물 콘서트(프라우케 바구쉐 지음·배진아 옮김)=해양생태학 부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과학자 프라우케 바구쉐가 바다와 바닷속 생물들의 생태에 관해 소개하는 과학 교양서다. 이 저서는 출간 전부터 지난 2019 런던도서전에서 과학 핫 타이틀로 주목받았고, 이후 독일 아마존에서 스테디셀러에 오르며 수많은 과학 독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저자는 바다 가까이에서 살며 오랜 시간 바다와 바다 생물을 연구해왔다. 특히 지구 산소의 70%를 생산하는 바다에 대한 인간의 무신경과 무지를 꼬집는 이 책은 좀 더 명확하고 확실하게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해 되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흐름출판·396쪽·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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