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 공주, 부여 (신정일 지음/ 가지 / 272쪽 / 1만 6000원)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들로 발길을 돌린 여행자들이 넘쳐난다. 특히 부산과 강원도, 제주도 등 바다와 붙어있는 곳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아도 된다. 역사와 재미를 잡을 수 있는 충청권 여행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저서는 충남 공주와 부여의 흥미로운 역사 흔적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여행지까지 추천해주는 책이다. 특히 과거 백제의 역사문화유산을 심장부에 간직하고 있는 도시답게 저자는 고대 문헌과 인문학적 사료를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를 선사한다.

우선 공주와 부여는 백제라는 나라의 흥망성쇠가 담겨 있는 도시다.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였던 공주는 공산성을 비롯한 문화유산들이 즐비하고, 동학농민혁명의 격전지인 우금치와 금강 변에는 무수한 얘기가 쌓여있다.

이 저서는 이러한 역사가 담겨있는 도시들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살펴보고 풍경 이면의 뿌리와 정신까지 읽어주는 문화 안내서다. 역사를 비롯해 음식과 축제, 건축 등 다양한 풍속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내 지역의 고유함과 차이를 알게 한다.

책은 크게 공주편과 부여 편으로 나뉜다. 공주 편에서는 1부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에 가다`와 2부 `사계절이 아름다운 공주를 걷다`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저자가 직접 공산성의 성벽을 따라 올라가면서 관련 일화와 역사적 사실에 대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2부에서는 대전과도 가까운 계룡산과 동학사 등 아름다운 공주의 자연을 안내한다. 이밖에도 중동성당과 황새바위 성지, 공주기독교박물관 등 종교와 관련된 장소도 함께 다룬다. 마지막으로는 봉황동 도시재생사업과 장승마을 빛 축제 등 문화예술장소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부여 편은 1부 `낙화암에 올라 백마강을 바라보다`와 2부 `부여의 문화와 인물을 만나다`로 구성됐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부여는 어디를 걷든 역사의 유적이다. 굳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걸어서 돌아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유적들이 모여있다. 1부에서는 저자가 직접 걷고 느끼는 감정들을 역사의 현장들을 통해 전달한다. 2부에서는 백제문화단지와 국립부여박물관 등의 답사지와 역사 인물 및 전통을 통해 백제 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저서는 두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 전 꼭 읽고 가야할 필독서다. 지루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없애고 여행을 흥미 진진한 역사드라마로 만들어줄 비법과도 같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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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은 백제의 옛 왕과 병사들을 만날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면서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거닐며 명상에 잠겨보는 산책로로 인기를 끈다. 사진=공주시청 제공
공산성은 백제의 옛 왕과 병사들을 만날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면서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거닐며 명상에 잠겨보는 산책로로 인기를 끈다. 사진=공주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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