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유동인구 줄어 음식업종 '한숨'만
배달업종은 호황, 대기 시간 평소比 2배 이상
운영 제한 학원가·스터디카페도 악화일로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27일 저녁 대전지역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서구 둔산동 거리가 유동인구 감소로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범진 기자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27일 저녁 대전지역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서구 둔산동 거리가 유동인구 감소로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범진 기자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손님이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문을 열지도 닫지도 못해 답답할 따름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4단계가 적용된 지난 27일 저녁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최모(49) 씨는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많지는 않더라도 퇴근길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직장인들이 주로 왔었는데, 오늘은 파리만 날린다는 표현이 딱 맞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관공서와 백화점, 금융시설 등이 위치해 직장인과 젊은 층이 몰려 지역 최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둔산동이지만, 이날 만큼은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강화된 거리두기를 의식한 듯, 4인 이상 단체로 음식점을 찾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퇴근길이 어느 정도 끝난 오후 7시가 넘어가자 유동인구는 더욱 줄었다. 거리두기 4단계 적용에 따라 이날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사적모임 인원이 2명으로 제한되면서 사실상 `셧다운(폐쇄령)`이 적용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당장 소상공인 등 자영업 종사자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일반 음식점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배달·포장 제외)하기에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열었지만, 10곳 중 7곳 이상은 손님이 아예 없는 개점휴업 상태로 파악됐다. 일부 종사자들은 텅텅 빈 가게 안에서 하릴없이 휴대폰을 만지거나, 혹시 있을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었다.

둔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29) 씨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주변을 좀 돌아다녀 봤지만, 사정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옆집 가게는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면서 "4단계 적용 하루 전에도 한산했었는데, 이제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평상시보다 반 이상 준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또다른 번화가로 꼽히는 유성구 봉명동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평소 `핫플레이스`로 줄을 서서 먹던 음식점 몇 곳을 제외하곤 문을 연 절반 이상의 상점들이 직원들만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봉명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34) 씨는 "코로나시국에도 손님들로 가득 찼던 식당이 오늘은 절반도 안 찼다고 들었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차라리 4단계가 종료될 때까지 영업을 안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여자친구와 저녁을 먹기 위해 나왔다는 한 시민은 "밥은 먹어야 해서 식당을 찾긴 했는데, 사람도 너무 없고 도시 전체가 활력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상황과 달리 배달 업계는 분주한 모습이었다. 둔산동에서 음식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34) 씨는 "주문이 10% 이상 더 오는 것 같다. 배달기사들도 여기저기서 밀려드는 콜 주문으로 제 시간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평소 20-30분이면 도착하던 배달이 40분-1시간 이상 늦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할 정도다.

지역 학원들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학원가의 경우 운영 제한 시간인 오후 10시가 가까워지자 자녀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인근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구 둔산동의 한 수험생 학부모는 "딸이 원래는 학원이 끝나면 스터디카페에 가서 새벽 1시까지 자습을 하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운영 제한으로 갈 수 없게 돼 빨리 데리러 왔다"며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집에선 공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성적에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는 최악의 상황이다. 서구 탄방동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10시 이후 운영이 금지되니 야간자율학습이나 학원이 끝나고 방문하던 청소년 고객이 뚝 끊겼다"며 "열람실 내 밀집도 수칙도 지켜야 해서 많은 고객을 받지 못하다 보니 매출이 70% 급감했다"고 하소연했다. 장진웅·김범진·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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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밤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과 차량으로 인근 도로가 북적이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지난 27일 밤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과 차량으로 인근 도로가 북적이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지난 9일 밤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귀가를 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지난 9일 밤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귀가를 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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