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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무조건 저자세 곤란

2021-07-27 기사
편집 2021-07-27 18:26:47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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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단절됐던 남북 통신연락선이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전격 복원됐다. 북한이 지난해 6월 9일 탈북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모든 남북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은 지 413일 만이다. 북한은 그해 6월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을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듯 했던 남북의 대화채널 가동은 예상치 못했던 낭보라고 할 수 있다. 양측의 관계 복원을 의미하는 신호탄으로 남북고위급회담 등 본격적인 대화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남북이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면 당장 시급한 현안들을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측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 코로나19 대응 협력, 개별 관광 등을 제한해 놓았다. 6.25 전사자 공동 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 등 협력사업도 산적해 있다. 대화채널 가동은 인도적 측면은 물론이고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양측이 상호 신뢰를 쌓아 가면 종국에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북한이 파부침주(破釜沈舟)하듯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는데 그동안 뭘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대화를 하자는 건지 의아하다. 무슨 꿍꿍이 속이 있지 않고서야 갑자기 손을 내밀 리 만무하다. 식량난 등 내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거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화 채널 가동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이걸 그저 순수하게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북한은 연락선 단절 이후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해킹 공격, 미사일 발사, 핵잠수함 개발 공식화 등 만행과 도발을 일삼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제대로 사과 요구 한번 못하고 저자세로 일관해 왔다.

북한을 향한 무조건적인 구애와 퍼주기는 남북관계 진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은 이미 수차례 필요에 따라 일방적으로 대화를 끊고 재개하기를 반복했다. 정부는 이번만큼은 대화도 좋지만 사과받을 건 받고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남북대화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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