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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비례관계와 도시

2021-07-27 기사
편집 2021-07-27 18: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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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황동욱 수리연 산업수학기반연구부장

비례식 또는 비례관계는 아이들에게 수학식으로 가르치기에는 어려워도, 몇 가지 예를 통해서 이야기해주기에 좋은 주제다. 예를 들어, 시속 100㎞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차에서 30여㎞ 앞에 있는 휴게소까지 몇 분이나 걸리는지 속도에 대한 공식 없이 어림해보자. 한 시간은 60분이니, 시속 60㎞ 속도로 달리는 차는 1분에 1㎞를 가서, 휴게소까지 30분이 걸린다. 두 배로 빠른 시속 120㎞의 속도로는 1분에 2㎞를 가고 15분이 걸리며, 시속 90㎞로는 분당 1.5㎞로 20분이 걸린다. 즉 휴게소까지는 15분에서 20분 사이에 도착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

다른 예로, 비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히어로 영화를 이야기할 때 종종 등장한다. 몸이 몇 배로 커진 헐크는 아픈 곳이 없을까? 쉽게 헐크의 모든 세포가 가로, 세로, 높이 모두 2배씩 커졌다고 가정하면, 키가 2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체중은 8배가 될 것이다. 하지만, 몸을 지탱하는 뼈의 단면적(뼈의 강도와 관련된)은 고작 4배가 증가했을 뿐이다. 따라서 몸의 골격인 뼈가 몸을 지탱하기에 더 힘들어질 것이다. 아마도 헐크의 특별한 능력이 없다면, 관절염이 있고 골절이 자주 있을 것이다.

비례를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도 있을까? 현대의 도시는 다양한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응급실, 경찰서, 소방서는 우리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설이다. 또한, 마트, 학교, 커피가게도 우리 삶에서 중요하거나 자주 찾는 곳이다. 이러한 시설들은 비례적 관계를 갖고 있을까? 즉, 동네의 인구가 2배가 되었을 때 소방서나 응급실의 수가 2배가 될까? 보통 한 지역의 자가용 차 수는 인구에 비례한다. 하지만, 어떤 시설은 지역 내에서 접근 가능성이 중요한 곳도 있다. 이론적 연구에서 시설 수의 세제곱이 주민 수의 제곱에 비례하는 형태가 되어야, 해당 시설의 접근성이 최적화됨이 알려져 있다. 인프라의 수가 주민 수의 2/3승에 비례하는 경우를 뜻한다. 흥미롭게도, 최근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서 관측한 결과는 은행, 세탁소, 병원 등의 도시 인프라는 인구에 비례해서 그 수가 증가한다. 그러나, 소방서, 경찰서와 같은 곳의 수는 인구의 2/3승에 가깝게 증가함이 밝혀졌다.

도시 내의 비례 관계에 대한 관측은, 법령, 도시 설계 등에 기인했을 수 있으나, 근원적으로 도시의 기능과 시민의 안전, 편의 등의 효율을 위해서 최적화가 된 결과일 것이다. 도시는 지속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맞추어 변화해 가면서, 다양한 가치를 극대화하는 일명, 자기조직화하는 복잡계(self-organizing complex system)이다. 도시 내의 비례관계는 자기조직화하는 복잡계의 다른 예인 생명체에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동물에서 체중과 동물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먹이의 양은 동물의 체중의 3/4승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코끼리의 체중이 작은 쥐의 만 배인 경우, 코끼리가 먹는 먹이는 쥐의 천 배 정도 되는 것이다. 이는 생명체 내부의 에너지 순환의 특성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도시의 다양한 요소 간의 비례관계는 도시 내부에 숨어있는 다양한 법칙들로부터 발현되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자체의 위험성 이외에도 고도로 복잡한 현대사회에 의해 이전의 감염병 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비례 관계에 대한 탐구와 같은 도시 속의 숨겨진 법칙에 대한 연구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혜안을 주기를 기대해본다. 황동욱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기반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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