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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칼럼]교사 전문적 연구공동체의 필요성

2021-07-26 기사
편집 2021-07-26 18: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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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훈호 공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혁신학교 정책이 확대되면서 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이 주목을 받아 왔다. 학교 현장에서 '전학공'으로 불리고 있는 이 활동은 교원들이 동료성을 바탕으로 함께 수업을 개발하고, 함께 실천하며, 교육활동에 대해 대화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추진됐다. 특히, 종전의 취미 또는 특기 중심의 교사 동아리 활동과 달리 학생 중심의 교육활동에 초점을 맞춰 교사 간 협업을 강조하고, 자율적·자발적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개별 교사뿐만 아니라 교사 집단 전체의 전문성 신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혁신학교의 운영 실태를 분석한 여러 연구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학교 현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모습은 기대와 상당히 달라 보인다. 일부 학교에서는 코딩 교육이나 수업 교보재 개발,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도 방법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교사들이 학습공동체를 구성하여 매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서로의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상호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보다 많은 학교에서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이 단순한 독서 모임이나 문화 활동 중심의 동호회 수준에 그치고 있다. 때로는 기존 교과협의회나 학년협의회 활동을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이름만 바꾸어 부르기도 했다. 교사들이 활발하게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고 언제든지 다른 교사의 수업에 들어가 볼 수 있다고 자신하던 학교들도 실제로는 서로의 수업에 방문해 봤다는 그 자체가 실적의 전부였으며,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 신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다면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이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활동을 넘어 실질적인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과 학교 교육의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그 동안 학교 현장에서 추진된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은 대부분 '활동' 그 자체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독서 모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교사들의 독서 활동이 교육 활동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 문제였으며, 교사들의 수업나눔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그러한 나눔의 이유가 무엇이고, 그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무엇을 배워야 할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한 채 단지 학습공동체 '활동'의 실적을 축적해 가는데 급급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이 기대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활동이 교사들의 고민이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어야 하고, 그 결과들이 실제로 학교 현장을 변화시키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전문적 '연구'공동체로 전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싶다. 교사들 스스로 학교의 어려움이나 문제점을 반성적으로 성찰해 보고,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학습한 지식이나 경험을 토대로 그 원인을 탐색하며, 집단적 지성을 발휘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하고 직접 실천해 보는 과정에서 학교와 구성원 모두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년도가 시작되는 3월에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구계획서를 공모하고, 1년 동안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의 일환으로 각자 혹은 소그룹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학년도 말에 연구 결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우수 보고서에 대한 시상과 논문집 발간 등을 통해 연구 성과가 학교 구성원들에게 공유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대부분의 연구 주제가 교사들 스스로의 고민이나 어려움 해결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담임교사의 업무 경감 방안'이나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 규칙', '학부모의 학교 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나눔 방법' 등을 탐색해 봄으로써 교사로서의 전문성도 제고하고 학교 현장의 혁신도 함께 도모하고 있다.

교사 중심의 교육혁신을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모습은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사들이 스스로 연구문제를 설정하고, 동료들과 함께 학습하며, 문제의 원인을 찾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가는 일련의 연구 과정을 통해 학교가 다시 혁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훈호 공주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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