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대체로 긍정 반응 "불편 감수할 수밖에"
소상공인들 "대책 마련할 힘도 없다" 망연자실

대전시가 코로나19 확산세 차단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하자 시민들과 소상공인 사이에서 다른 의미의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진작 했어야 한다"는 안도의 한숨을, 소상공인들은 "진작 포기한 상태"라며 자포자기 한숨을 짓고 있는 것이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지역 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다. 지난 22일부터 3단계가 적용된 지 6일 만이다. 이번 격상은 최근 일주일간 지역 하루 평균 확진자가 평균 70명이 넘으면서 거리두기 4단계 적용 구간(주간 하루 평균 59명 이상)에 들어간 데 따른 조처다.

거리두기 4단계는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오후 6시까지는 4명, 이후에는 2명으로 제한된다. 유흥시설·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현행 3단계와 차이가 없지만, 클럽·감성주점 등은 문을 열 수 없게 된다. 운영시간 제한이 없던 학원·영화관·PC방 등도 오후 10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러한 4단계 적용 소식에 시민들은 "예견된 조처"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태권도장과 콜센터,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최고 수위 단계로의 격상이 필요하단 여론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구 둔산동 거주 조모(29) 씨는 "4단계 기준이 계속 충족됐기 때문에 진작 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늦은 감이 없지 않나 싶지만, 이제라도 거리두기 격상을 통해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방역 수칙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단계 적용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이번 위기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는 시민들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지역 맘카페 한 회원은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면서 "힘을 모아 이겨내지 못하면 더 큰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불편하더라도 참아야 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반면, 자영업 종사자들과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서 떨어져버린 심정"이라며 망연자실해 했다. 서구 둔산동에서 여러 식당을 운영하는 강모(30) 씨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돼버린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4단계는 정말 타격이 크다. (사적 모임 제한 인원인) 2인도 문제지만 4단계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중압감이 엄청나다"고 하소연했다. 강 씨는 "소상공인들은 긴 시간 영업 제한을 버티면서도 살아날 구멍을 찾아왔다"면서 "하지만 이젠 정말 포기하는 것만 남은 것 같다. 더 이상 의지도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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