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감염 확산 우려와 피로감에 "짧고 굵게 제재해야"
소상공인들 "골목상권 쥐어짜기에 불과…더 못 버틴다"

[그래픽=대전일보DB]
[그래픽=대전일보DB]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다 규모를 경신하는 데 대해 보다 강력한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저녁에 영업을 제한하는 셧다운(폐쇄)이나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록다운(봉쇄령) 등 초강력 조치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현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4단계를 뛰어넘는 것이다. 반면,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현 거리두기 2·3단계에서도 생계가 막막할 정도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4단계 이상의 거리두기 조치는 `거리로 나 앉으라`는 말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22일 지역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1842명이 추가됐다. 이는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가장 많은 규모다. 전날 발생한 최다 기록도 하루 만에 경신됐다.

특히 지역 발생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 비율이 약 35%인 546명 발생했는데, 이 역시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종료 예정인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비수도권의 일괄적인 4단계 적용도 검토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거리두기 단계로는 확산세를 잡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일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확산세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전 거리두기 방역지침 내용보다 완화된 내용의 현 거리두기 체제로는 확진 규모를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저녁 이후 식당 등의 영업을 제한하는 셧다운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 의료계 한 인사는 "거리두기의 핵심은 사람 간의 만남을 줄여 추가 확진을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단순 인원 수만 제한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현 확산 상황이 더 극단적으로 치닫기 전에 해외 사례처럼 불요불급한 사안에 대해서는 타지역으로의 이동을 제한하는 록다운 카드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내용의 조처는 현 거리두기 단계의 최고 수위인 4단계 이상의 것 들이다. 시민 김모(31) 씨도 "4단계라고 인원 제한이 좀 더 강해진 것 같은데, 감염 확산에 큰 도움이 될까 의문"이라며 "대화만 해도 바이러스가 번질 수 있는 것인데, 사람 간의 만남 자체를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가 잠깐이라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3단계가 적용 중인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현 단계만으로도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추가 단계 격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골목상권에선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이 2명으로 제한되는 4단계로 격상될 경우 사실상 저녁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중구 오류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40) 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반의 반 토막 난 상태에서 힘겹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4단계가 적용될 경우 저녁에는 개점휴업과 다름없을 것"이라며 "더 센 거리두기는 상상도 하기 싫다. 임대료나 유지 관리비를 생각하면 아예 폐업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장진웅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진웅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