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30부터 운영…학생·교직원·희망 학부모 등 대상
학생 "학교서 확진자 나와 불안한 마음에 검사"

22일 대전 서구 도안초등학교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줄을 길게 늘어 서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22일 대전 서구 도안초등학교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줄을 길게 늘어 서 있다. 사진=김소연 기자
"두 번째 검사 받는데도 여전히 무서워요. 오늘은 동생도 데려왔는데 엉엉 울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22일 대전 서구 도안초등학교에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이동형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됐다. 운영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30분쯤 초등학생과 학부모들 여럿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긴 줄이 이어졌다.

이들 대부분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학교의 지침을 받고 부랴부랴 나왔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대화 소리도 커지자 행정요원이 "앞뒤로 서시고, 대화는 최대한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8일 도안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10대 이하 취학아동 등 수강생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 집단감염은 학부모 등에 의한 n차 감염으로 이어졌고, 22일 0시 기준 모두 123명이 확진되는 등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시 방역당국은 이날 확진자가 쏟아진 도안초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설치하며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이 지역의 추가 확산을 막고, 무증상 등 숨은 감염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4차 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대전시의 긴급조처인 셈이다.

저학년 자녀와 함께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학부모는 "아침을 먹자마자 아이와 함께 왔다. 지난 일요일 검사를 받은 뒤 오늘 또 (학교에서) 받으라고 해서 나왔다"며 한숨을 지었다.

고학년·미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또 다른 학부모는 "두 번째 받는 검사다. 앞선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는데 그새 양성으로 바뀌었을까 봐 걱정된다"면서 "음성 판정을 받았어도 걱정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 학부모 앞에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고학년 학생은 "처음에 검사 받을 때도 너무 아팠는데 오늘도 너무 무섭다"면서 "유치원에 다니는 동생은 더 아프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구가 확진 돼 검사를 받는 학생도 있었다. 그는 "옆 반 친구가 확진됐다는 얘길 들으니 조금 무섭기도 하고, 주변에 코로나 확진자를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했다"면서 "나는 (코로나에) 안 걸렸으면 좋겠다"며 의기소침해 했다.

흰색과 푸른색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과 행정요원들도 눈에 띄었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교직원은 줄 서있는 학생들의 이름을 일일이 물어보며 순서를 확인했다. 그늘이 없는 곳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는 "교직원으로서 대상자 확인 업무 지원을 나왔다"면서 "덥고 힘들지만 코로나 감염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힘든 것도 쏙 들어간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대전에선 최근 주간(7월 15일-21일) 일 평균 확진자가 62.4명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보이면서 이날부터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됐다.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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