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석서 저지 온힘"…다른 주자 견제
이재명 "이낙연, 탄핵 반대표 진실 직접 밝혀야"

정세균 전 국무총리
정세균 전 국무총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공방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슈의 한가운데로 떠오르고 있다.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는 22일 노 전 대통령 탄핵 공방을 고리로 이재명·이낙연·추미애 후보를 향해 동시다발 견제구를 날렸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이낙연 후보간의 탄핵 찬반 공방전에 대해 "두 분이 도를 넘어 `네거티브`로 흐르고 있지 않은가 하는 걱정을 지지층부터 하기 시작했다"며 "검증은 철저히 하되 진흙탕 싸움은 절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전 탄핵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켰고, 우리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탄핵 저지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며 "그런데 당시 이낙연 후보는 다른 정당에 있지 않았냐"고 했다.

이어 "그래서 그 정당 내부 사정을 저희들은 자세히 모른다"며 "그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이 아마 추미애 후보일 것이다. 같이 그쪽에 계셨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았던 이낙연 추미애 후보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반대로 자신의 `민주당 적통성`을 부각한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오전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쟁상대인 이낙연 전 대표의 `노무현 탄핵 반대표` 주장과 관련해 "당시 사진들을 보니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사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납득이 잘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가 현 정권의 적장자임을 주장하기 이전에, 과거 탄핵의 찬성 여부부터 직접 밝히라는 게 이 지사 측 요구다.

이 지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소득 정책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들의 최고의 덕목은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가) 탄핵에 참여했는지 안 했는지는 저도 모른다. 진실이야 본인만 아실 것"이라면서도 "뭐라고 그럴까. 투명하지 않고 안개가 낀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 지사가 언급한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은 지난 2004년 3월 12일 국회의원 193표 찬성으로 가결됐다. 당시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두 명이었지만, 무기명 투표라 누구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당시 민주당 의원과 김종호 자민련 의원만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전 대표는 전날(21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찬성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없다. 무기명 비밀투표였는데 사실관계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네, 반대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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