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관들(로버트 단턴 지음·박영록 옮김)= 때로는 추천인처럼, 서평가처럼, 때로는 그저 사무원으로, 또 때로는 엄중한 이념 경찰로 복무한 검열관들의 일상적 풍경 역사 추적 방식으로 복원해낸 생생한 검열 현장 이야기.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참담한 사태들로부터 검열은 여전히 도처에서 작동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비단 권위주의 체제에 국한된 얘기만도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미국 국가안보국이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해왔다는 스노든의 폭로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왜 국가는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 그토록 열을 올리는 걸까? 검열이란 언제부터 존재했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을까? 작가와 편집자, 검열관, 서적상, 경찰 등 출판을 둘러싼 여러 행위자들의 흥미진진한 분투 과정이 포함된 검열의 역사적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문학과지성사·407쪽·2만 2000원

△말이 마음 같지 않아 고민입니다(김경숙 지음)= "우리는 왜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 큰 상처를 주고받는 걸까?" 우리는 상대에게 관심을 바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대화할수록 `이유 모를 찜찜함`이 생기지만 원인을 알 수 없고, 해결책도 없으니 차라리 상대방 탓을 하거나 대화를 피하게 된다. 마음을 오해 없이 전하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이 책은 `더 나은 관계`를 위한 해법을 제시하며, 스스로를 내 세상의 주인으로 만드는 `새로운 대화법`을 전수한다. 좋은생각·280쪽·1만 4800원

△스카이라이트(주제 사라마구 지음·김승욱 옮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눈먼 자들의 도시`의 세계적 거장 저자의 초기작이자 유고작. 섬세하고 간결한 인물 묘사, 진부한 상황에서 심오함과 보편성을 찾아내 관습을 전복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임대 아파트 주민들로 이뤄진 소우주를 묘사한다. 가정 내 사소한 문제가 이웃으로 확대되며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기성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가족은 따뜻함의 상징이 아닌 지옥의 상징이며, 현실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더 중요한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삶의 군상을 통해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제시한다. 해냄·456쪽·1만 7500원

△명작을 읽는 기술(박경서 지음)=위대한 개츠비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누구나 한번 들어 봤을 만한 문학 작품들이 있다. 대체 무엇이 특별하길래 이토록 유명한 걸까? 이번 저서는 문학의 의미와 재미를 담은 문학 읽기 안내서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살아남은 책들을 읽기 위해선 문학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하면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학의 뿌리인 헬레니즘을 비롯해 문학 논쟁의 기원인 플라톤의 이데와 등으로 철학 기초를 다져 고전을 읽을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한다. 또, 저자는 작품의 줄거리는 물론 철학과 예술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열린책들·432쪽·1만 8000원

△틸(다니엘 켈만 지음·박종대 옮김)= 출간 즉시 전 세계 언론과 작가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이 책은 전쟁과 전염병이 휘몰아친 절망의 시대, 가장 밑바닥에서 누구보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온 인물 `틸`의 생애를 따라가는 거대한 모험기다. 권력자의 위선에 아버지를 잃는 비극을 눈앞에서 경험한 틸은 안락한 삶을 내려놓고 평생을 떠도는 위험천만한 광대의 삶을 선택한다. 황제를 머저리라고 부를 수 있고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수 있는 단 한 사람,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크게 세상을 비웃을 수 있는 공중의 제왕 틸의 이야기는 암울한 세상에 던지는 농담이자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 수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이 시대의 안부다. 다산책방·528쪽·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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