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사·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온종일 방과후·돌봄
주민자치회 위원 노력 결과 돌봄센터 마련...지역 아동 돌봄문제 해결
논산 광석면 마을돌봄도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

당진시 고대면 마을돌봄은 `마을에 관한, 마을을 통한, 마을을 위한 마을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아이들이 필통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충남도 교육청 제공
당진시 고대면 마을돌봄은 `마을에 관한, 마을을 통한, 마을을 위한 마을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아이들이 필통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충남도 교육청 제공
충남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온종일 방과후·돌봄은 학교, 마을조직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의 연계협력을 통한 공동체 의식 기반의 지속 가능한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도교육청은 돌봄 주체별 분절적 추진, 돌봄 인프라 부족 등으로 단절 및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정형화된 공적돌봄 체계로 지역별 다양한 돌봄 수요 대응에 한계가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 현재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의 공동체 자원 활용을 통한 지역별 맞춤형 돌봄서비스 추진 △공적 및 가족 돌봄의 틈새를 보완하고 이웃간 소통 및 공동체 의식 조성 등을 목표로 도내 각 마을에서 운영 중인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온종일 방과후·돌봄을 소개한다.

◇민관학이 함께하는 당진시 고대면 돌봄센터=2019년 당진시 공모사업인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마을교사로 봉사하는 주민자치회 위원 4명이 수시로 모여 사업 추진에 대해 협의, 돌봄센터가 마련될 수 있었다. 이들은 조손가정, 맞벌이가정, 한부모가정 아동 돌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돌봄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동 돌봄을 운영하는 센터 2-3곳을 방문해 운영사례를 배웠다. 마을교사로 활동하는 자치위원들은 보육교사, 미술 심리, 영어(원어민), 구연동화 등에 자격과 경험이 있다.

2020년 10월 `충남형 온종일 돌봄(마을방과후) 사업` 공모 소식을 접한 이들은 고대초등학교를 여러 차례 방문해 방과후돌봄을 협의했다. 고대초등학교장, 교감에게 돌봄 프로그램 구성과 운영, 돌봄교사 선발, 간식 제공, 학부모 안내와 설득 등 대해 적극적인 자문과 협조를 받았다.

충남형 온종일 돌봄(마을방과후)은 충남도 시범사업으로 걱정과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했고, 지역단체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으로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현재에 이르렀다.

고대면 돌봄센터는 지난 3월 2일 문을 열었다. 돌봄 장소는 청소년 복합커뮤니티 공간인 `청소년라온돌봄센터`의 유휴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돌봄센터 개강 당시 12명의 아동으로 출발했고, 지금은 인원이 늘어 20명의 아이들이 찾아온다. 5명의 가정에서는 하루 혹은 이틀만 돌봄을 원했고, 돌봄이 필요한 상황엔 언제든지 돌봄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대면 마을 돌봄은 `마을에 관한, 마을을 통한, 마을을 위한 마을학교` 만들기를 목표로, 지역 아동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고대면의 인적, 물적, 환경적 네트워크를 통한 마을교육 사업으로, 지역주민의 재능기부, 어르신들의 마을 역사 이야기, 지역단체 참여, 주변 체육공원 시설 등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을교사가 동화책을 읽어주는 구연동화를 비롯해 매일 40분씩 감성교육을 진행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창의적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생명과학 만들기, 아이들의 심신 단련을 위한 국학 기공 운동, 기후 위기 대응과 환경 보존을 알리는 자연에서 배우는 정원 활동, 어르신이 직접 들려주는 마을 역사 이야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상반기에는 6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마을주민이 4개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돌아가며 돌봄센터를 관리하고 있다. 지역단체는 돌봄센터 청소와 방역을 맡고, 고대초등학교와 고대중학교에서는 아이들의 관리를 위해 주 1회 돌봄센터를 방문해 프로그램 운영과 위생 등을 확인한다. 고대면행정복지센터에서는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공과금과 유지보수비 등을 지원한다.

이처럼 민관학(民官學)이 협업을 통해 학교 안에서 하는 돌봄이 아닌 학교 밖 마을학교에서 운영하는 마을 돌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심재진 고대초 교장은 "나의 자식을 분가시키는 마음이라 항상 돌봄센터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마을 방과후돌봄이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돌봄센터가 확장되어 더 많은 아이들이 돌봄센터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논산시 광석면 마을돌봄=논산 시내로부터 4km 거리에 있는 광석면 주민들은 방과 후 활동이 적은 아이들을 위해 주민참여 예산제도와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의 지원 가능 분야를 활용해 마을 청소년들의 학습을 한층 더 활발히 운영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광석면 주민자치회에서는 지난해 지역에 있는 청소년을 위한 참여예산을 안건으로 놓고 의견을 모았다.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대한 의견이 오갔고 우선적으로 작은도서관(`광석 빛돌 작은도서관`)을 활용한 청소년 학습 프로그램 운영이 채택돼 주민총회를 통해 의결했다. 현재 작은도서관에서는 영어와 수학 각 2회, 과학 1회를 포함해 주 5회 일정으로 학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소재 학교 3곳에 홍보 협조를 요청, 현재 15명의 마을 학생들이 개인별 맞춤 수업을 지도받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프로그램의 운영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마을 아이들의 출석률은 높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의 간식 지원으로 학습 분위기와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아이들과 섞여 있다 보니 본인의 실력이 창피할 것도 없다. 나에게 딱 맞는 수준의 교재를 택해 개인별로 수업을 진행, 학생들은 공부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불과 몇 달만에 성적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더불어 학부모들의 호응도 매우 높아졌다.

자율방범대에서는 주 1회 야간 순찰시 아이들의 귀가를 책임지고 있으며 향후 주 2회로 늘려 운영할 계획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이 곳을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마을에서는 여러 가지 도움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석면 내 외곽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한 차량운행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시작된 활동으로 마을의 청소년들과 접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늘릴 수 있게 되었고, 청소년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생각과 가치를 표현해보자는 의미로 `광석면 청소년 주민자치회`를 시작했다. 현재 20여 명의 청소년으로 구성돼 있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발대식은 잠시 미뤄둔 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광석면 회전교차로 인근 벽화 그리기 활동을 진행해 운전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5월에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어 마을의 어르신들에게 자필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최근에는 논산계룡교육지원청 `함께 만드는 예술프로그램` 사업의 지원을 받아 광석면 노인회와 작은도서관이 함께 있는 건물 문 앞의 불편한 의자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나무 벤치 만들기 활동을 추진했다. 마을교사와의 협력으로 목공수업을 진행했으며 안전한 진행을 위해 이론부터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완성된 벤치는 회관을 찾아온 어르신들과 도서관을 온 학생들의 작지만 아늑한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좀 더 단단한 마을공동체 안착을 위해 논산계룡교육지원청에서는 청소년들의 주도성을 높이고자 퍼실리테이션 수업을 6월부터 시작해 월 1회씩 총 7회 지원하고 있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마을의 문제를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개선 방안을 토의하며 마을을 위한 봉사활동 등 주민으로서 한몫을 톡톡히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석면 주민자치회 관계자는 "향후 시행되는 기초생활 거점사업이 완공되면 학습 지원 운영을 뛰어넘어 마을 공동체를 활용해 아이들의 방과 후 모든 부분을 책임지는 형태로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또 청소년주민자치회와 함께 진정한 마을 공동체를 완성해 농촌소멸이 아닌 아이들과 미래를 꿈꾸는 광석면의 그림을 그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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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 고대면 마을돌봄에서는 어르신이 직접 들려주는 마을 역사 이야기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당진시 고대면 마을돌봄에서는 어르신이 직접 들려주는 마을 역사 이야기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논산시 광석면 마을돌봄센터는 노인회와 작은도서관이 함께 있는 건물 문 앞의 불편한 의자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나무 벤치 만들기 활동을 추진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논산시 광석면 마을돌봄센터는 노인회와 작은도서관이 함께 있는 건물 문 앞의 불편한 의자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나무 벤치 만들기 활동을 추진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논산시 광석면 마을돌봄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마을 벽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논산시 광석면 마을돌봄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마을 벽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충남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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