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 이영고 자원봉사자, 거동 불편 노인 안내
공로 인정받아 병원서 '자원봉사자 감사 표창' 받기도

이영고(73) 대전성모병원 자원봉사자. 사진=본인 제공
이영고(73) 대전성모병원 자원봉사자. 사진=본인 제공
"믿음으로 시작한 봉사가 이렇게 큰 보람을 가져다 줄 거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17년 간 굳건히 봉사활동을 이어온 시민 자원봉사자가 있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건강검진파트에서 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영고(73) 씨가 주인공이다.

이 씨는 2004년부터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건강검진센터를 찾는 사람들을 안내하거나, 문진표 작성을 돕는 것이 그의 주된 활동이다. 그는 "화요일 아침부터 봉사를 시작한다"며 "건강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들을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알려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그 또한 적지 않은 나이지만 노인들을 위해 휠체어 끄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나이 드신 분들은 문진표 작성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대신 도와드리곤 한다"며 "검진 시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경우가 생기는데 그땐 직접 갈아 입혀 드리거나,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위해 휠체어를 끌기도 한다. 어떠한 불편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씨가 병원 봉사를 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독실한 신앙심이 가장 컸다. `어려운 사람은 자기 몸 같이 돌봐야 한다`는 가톨릭 신앙의 희생정신이 그를 봉사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병원장 신부님이 성당에 오셔서 병원 인력이 부족하다며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하시길래 바로 자원했다"며 "3대째 집안 대대로 가톨릭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희생정신에 입각해 고민없이 봉사에 뛰어든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그의 봉사정신은 어려운 이들에게 고스란히 감동으로 전해졌다. 그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아낌없이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격려했다. 그는 "검진 받으며 짧은 시간 동안 도와드렸을 뿐인데 굳이 찾아와서 감사 인사를 전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서 "음료수를 손에 쥐어주며 `덕분에 편안했다`고 하시는데 이보다 더 큰 감사와 감동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병원은 그의 공로를 인정하며 2019년 `자원봉사자 감사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는 "변치 않는 믿음이 17년이라는 기간을 채워줬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소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