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 탐방] 정원산부인과

민정원 정원산부인과 원장은
민정원 정원산부인과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암 발생의 원인 또한 확실하게 밝혀진 만큼 백신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무조건 접종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소연 기자
자궁경부암은 자궁에서 질로 연결되는 부위에 암이 생기는 것으로, 성관계를 통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의 전파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하지 못할 시 자궁을 적출하는 경우도 발생해 여성에게 가장 두려운 암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심지어 발병률도 높다. 지난해 하루 평균 170명, 1년간 6만여 명이 경부암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냥 두려운 대상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 수많은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개발돼있어 접종만으로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 유성구 지족동에서 정원산부인과를 운영하는 민정원(47)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암 발생의 원인 또한 확실하게 밝혀진 만큼 백신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무조건 접종받아야 한다"며 "요즘은 경부암 주사와 관련된 인식이 많이 개선 돼 어머님들이 따님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의사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또한 민 원장은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암인 만큼 남성도 함께 백신 접종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접종 시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예방 접종만큼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정기적인 검진이다. 민 원장은 생리를 시작한 여성은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을 통한 관리가 적극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암 검진 사업을 통해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누구나 2년에 한 번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며 "나이를 불문하고 최대한 잦은 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초음파 검사`의 필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보통 여성들이 암 검사만 받고 초음파 검사는 따로 하지 않아 자궁과 난소에 생기는 혹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부정출혈이 있다며 초음파 확인 없이 약 처방만 원하던 학생이 있었다"면서 "출혈의 원인을 모른 채 약만 복용하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에 오랜 설득을 거쳐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초기 난소암을 발견했다. 지금은 수술을 받아 완치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퇴원한 환자분이 꽃다발을 들고 찾아오셨었다. 초음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설득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며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고 인사드렸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민 원장은 현대에 들어 부인과 질환 검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뀐 것에 대해 안도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과거 여성들의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부위를 검진하는 부인과 과목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경향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려움과 수치심 등을 느끼는 경우다. 그는 "과거에 산부인과는 그저 `아기 낳으러 가는 곳`이었다"며 "젊은 분들은 주변 시선을 의식했고, 갱년기 여성들은 임산부 사이에서 진료보기 민망하다며 방문 자체를 꺼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즘은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연령대가 산부인과를 찾고 있다. 그는 "5-6살 꼬마부터 80대 할머니까지 불편한 증상을 느끼면 곧바로 찾아오는 편"이라며 "예전에 비하면 산부인과 문턱이 확실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분들은 결혼 전 남자친구와 함께 일부러 병원을 찾기도 한다. `웨딩검진`이라 불린다"며 "미래에 있을 임신과 출산을 위해 미리 검진받고 결혼 준비를 하는 예비부부를 보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인과 질환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때론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민 원장은 산부인과의 낮아진 문턱을 사람이 아닌 `잘못된 정보`가 넘나드는 것을 경고했다. 그가 의사로서 내세우는 `원칙 진료`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꽤 많은 환자들이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어디가 아픈지 아니까 약만 처방해 달라고 한다"며 "인터넷에서 본 것으로 환자 스스로 증상과 처방약을 단언하는 건 너무나 잘못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의사로서 정확한 진료 없이 약만 처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원장은 충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선병원 산부인과 과장과 미즈여성병원 원장, 보훈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지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 산부인과초음파학회· 〃 폐경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원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장진웅·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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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원 정원산부인과 원장은
민정원 정원산부인과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다. 암 발생의 원인 또한 확실하게 밝혀진 만큼 백신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무조건 접종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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