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3부 정인선 기자
취재 3부 정인선 기자
예나 지금이나 과학기술계 인사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현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과기계 인사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선임도 역시나 잡음만 무성하다.

과기계는 친정부 성향 인사를 앉히는 `낙하산`이나 `보은 인사`로 계속 몸살을 앓아 왔다. 국가 연구개발(R&D) 100조 원 시대를 맞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던 정부가 인사 과정은 과거의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팽배하다.

이제 NST 수장 자리가 곧 공석을 메운다. 이르면 이달 내 나올 전망이라고 한다. 과기통신부 장관이 후보 중 한 명을 뽑아 대통령에게 재가하면 된다.

출연연의 컨트롤타워 수장을 뽑는 시기인데, 기대감 보다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맴돈다. 논란에 선 인물은 조영화 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이다. 곳곳에서 그를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라고 아우성이다. 그런 탓인지 출연연을 떠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여권 성향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인식 탓에 거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가 KISTI 1·2대 원장 등을 지내며 보여준 리더십을 고려해 후보들 중 가장 NST 수장으로서 능력이 있지 않겠냐는 긍정의 시각도 존재한다.

특정 인물을 두고 반발 기류가 있지만, 그렇다고 나머지 후보들의 평판이 좋은 것도 아니다. 공공연구노조는 이미 "이들의 자질이 충분치 못하다"고 못 박았다. 과기계 한 관계자는 "출연연을 관리하겠다는 분들이 막상 본인의 기관 성과는 제대로 내지 못했다"며 "유리한 선점을 위해 정치적 프레임으로 특정 인사를 깎아내리는 분위기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완벽한 인사가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공정한 인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선임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가 없고, 수차례 선례 탓에 어떤 수장이 나온다 해도 부정적 기류가 나올 게 분명하다. 깜깜이로 진행되다 보니, 자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어 잡음만 무성할 수밖에 없다는 현장의 푸념도 있다.

당장 바뀌긴 어렵겠지만, 정부가 인사 서류에 결재할 때 과기계 목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들어주길 바란다. 과기계 특성을 무시하고, 친정부적 인사가 만연하다는 지적에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촛불 민심으로 출범한 만큼 낙하산 인사가 단절돼야 함은 물론이다. 취재 3부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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