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영업제한 등 방역지침 강화한 2단계 적용
"지금이라도 다행…고삐 더 쥐어서 확산세 꺾어야"
자영업 종사자들 "매출 좀 회복하나 했는데, 허탈"

대전시가 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일주일 만에 격상하기로 한 데 대해 시민들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금이라도 다행"이라며 격상 조처를 환영하면서도 집단 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 방역 고삐를 더 쥐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여름 대목 장사를 앞둔 자영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사후약방문`의 전형이라며 오락가락 방역지침에 시민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전시는 7일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 8일부터 오는 21일까지 2주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처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기존과 동일하게 8인으로 유지하되,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도 오후 11시까지만 가능하도록 변경한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조처는 이달 들어 지역 신규 확진자 규모가 거리두기 2단계에 해당되는 한편,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검출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조처에 시민 김모(39) 씨는 "당연한 결정이다. 정부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는데, 결국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지역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소 불편하더라도 인내하고 개인방역을 더 철저히 준수해 확진 규모를 잡아야 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시민 최모(61) 씨는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찔끔찔끔 올리는 것보단 과감하게 조정해 사적모임 허용 인원도 더 줄이고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조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서 11월까지 전국민의 집단면역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실제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만이라도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름철 대목을 앞두고 매출 회복을 기대했던 자영업 종사자들이나 소상공인들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소식으로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덕구 신탄진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36) 씨는 "거리두기 완화와 더불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고, 실제로 이달 들어 매출이 소폭 상승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시점에서 다시 단계가 강화되니까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게 사라진 기분"이라고 낙심했다.

둔산동의 한 식당 사장은 "거리두기 강화도 문제지만, 델타 변이 등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지역에서 검출됐다고 알려지면서 감염을 걱정한 손님들이 아예 식당을 찾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난해 말 대유행 때 매출 타격을 입고 장사를 접은 식당들이 많았는데, 올 여름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성급한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 시민들의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역 의료계 한 인사는 "최근 확산세는 의료계에서 우려했던 상황이다.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조정 등 방역지침 완화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꾸준히 나왔음에도 결국 확산세가 커지니 `사후약방문`과 다름없는 뒤늦은 조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인사는 이어 "보수적이어야 할 방역지침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자영업 종사자들 등 시민들에게 섣부른 기대감만 일으키면서 오히려 실망감만 더 키우는 격이 됐다"며 "방역 고삐를 다시 조이는 한편, 백신 미접종자가 많은 2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접종을 하루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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