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SNS 통해 오는 10일 경기에서 K리그1 유니폼 착용시 좌석 할인 공지
팬들 "하나시티즌 시즌권 구매한 팬들도 있는데 대전팬들 배려하지 않는 처사"

대전하나시티즌 엠블럼. 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대전하나시티즌 엠블럼. 사진=대전하나시티즌 제공
대전하나시티즌이 지역 팬들 정서에 반하는 홍보마케팅을 추진해 뭇매를 맞고 있다. 대전 홈 경기장에 타 구단의 유니폼을 착용하면 할인된 금액으로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오후 대전하나시티즌 SNS 계정을 통해 `축덕이벤트`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오는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이랜드전에서 K리그1 유니폼 착용하는 입장객을 대상으로 E석에 한해 당초 1만 원에서 할인된 금액인 5000원에 입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대전 팬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연고주의가 뚜렷한 프로축구에서 지역 팬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확대하지 않고 타 구단 팬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7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관중 전환을 대비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등을 발표했다. 해당 매뉴얼에는 원정팀 출입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다수의 팬이 장시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 노출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대전은 원정팀이 아닌 K리그1 유니폼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펼치고 있지만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다.

아울러, 7일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가 1200명이 넘어가는 가운데 타 구단 팬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은 정부의 방역수칙과 어긋난다는 비판까지 직면했다.

이에 대해 한 대전 팬은 "방역수칙은 차지하더라도 K리그1 휴식기에 타팀 축구 팬을 모으고 싶다면 K리그 시즌권이나 올해 입장권 소지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대전 좌석에 타 구단 유니폼이 있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 팬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팀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추진한 구단 직원들에게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팬은 "팬으로서 대전 시즌권을 구입하고 해트트릭 티켓까지 구입하고 또 표를 구매해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팬들까지 있다"며 "비가 내려도 경기장에 가는 대전 팬들을 배려하는 것이 아닌 엉뚱한 타팀 팬들을 할인해 주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축구계 한 관계자는 "축구는 야구 등 타 종목과 달리 선수단이 전쟁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타 구단 팬들끼리도 일종의 경쟁의식이 있다"며 "하나시티즌의 좋은 취지는 이해는 되지만 우리나라 프로축구 역사에 대해 잘 이해를 못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 측은 매뉴얼과 어긋날 시 문제에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연맹 한 관계자는 "원칙상으로는 K리그1 유니폼을 착용하고 대전구장에 방문하는 건 가능하다"며 "대전 측에 코로나19 수칙 준수 등 주의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하나시티즌 한 관계자는 "현재 댓글에 달린 내용은 개별의견이기 때문에 이벤트를 바로 취소할 수 없다"며 "다만, 대전 서포터즈와 협의해 문제가 있다면 이벤트를 보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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