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이미란 약제과장, 세계마약퇴치의날 식약처상 수상
충청권 최초 마약류 자동 분배 시스템 도입으로 안전 투약 관리 기여
세종충남대병원에 의료용 마약류의 안전 투약 시스템을 구축한 약사가 있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평소 마약류 오·남용 문제에 고민이 깊었던 이미란(43) 약제과장은 지난해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시 약무부분을 담당하며 특수 설계된 마약 관리 시스템 도입을 건의했다.
이 과장은 먼저 마약류 창고 자체를 이중금고로 만드는 것에 뜻을 뒀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약류 보관·관리를 위해선 이중금고를 사용해야 하는데, 마약류 창고를 아예 이중금고처럼 제작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는 "처음 설계시 `마약류 창고 자체를 이중금고가 되게끔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벽이나 바닥 등 밖에서 침범할 수 없어 물리적 충격 또는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중 잠금 장치로 보안이 강화돼 금고가 따로 필요없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충청지역 최초로 마약류 자동분배 시스템인 `인티팜`을 도입했다. 자동판매기와 비슷한 방식인 인티팜은, 의사 처방을 바로 전송받아 약사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거쳐 간호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간호사는 오류 없이 정확한 양을 수령할 수 있어 안전하고, 약 이송시간도 줄어들어 편리하다. 그는 "특히 수술실에서 마약을 굉장히 많이 쓰는데, 수술방 내 약의 비치와 재고 관리 등을 담당하는 간호사 입장에선 이것보다 편리한 게 없다"면서 "약국에서 타다 써야 하는 약은 이송시간이 걸리는데 인티팜을 통해 그 시간을 절약하고, 약은 약사에게 감사를 받아 안전하게 처방되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에 열린 제 35회 세계마약퇴치의 날 기념행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마약관리자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마약류 관리는 여러 권위자의 허가를 거친 소수의 약사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몸에 붙이는 마약이 유행이라고 하더라. 왜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돌이켜보면 마약류의 처방 오류, 오·남용 문제 등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우리의 일을 최선을 다해 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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