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인구 급감

대전지역 인구가 감소하며 핵심상권인 서구 둔산동 등에서도 공실인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대전지역 인구가 감소하며 핵심상권인 서구 둔산동 등에서도 공실인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임용우 기자
충청권 제1의 도시 `대전`의 위상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 2014년부터 하향곡선을 그린 대전인구는 최근 145만 명 붕괴 직전에 서 있다. 인근에 위치한 세종, 충남 천안, 충북 청주 등은 대전과 달리 매년 인구 증가를 나타냈다.

6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대전 인구는 145만 7161명으로 인구 최고점을 기록했던 2013년(153만 2811명)보다 7만 5000여 명 감소 했다. 1993년 열린 대전세계박람회(대전엑스포)를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 증가세에 비견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완연한 감소 추세다.

엑스포 개최 직전인 1992년 113만 4800여 명이던 대전인구는 2013년 153만 2811명을 기록했다. 매년 3만-5만 명 이상의 인구 증가를 보여온 것으로 경부고속도를 품은 대전은 전국 어디서든 2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접근성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다. 이에 엑스포 개최 직후 5년간은 20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늘기도 했다.

이후 성장세는 연간 1만 명 정도로 둔화됐지만 2012년까지는 이어졌다. 하지만 세종시 출범과 동시에 충청권 최대도시 대전은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2014년 8838명이 대전을 떠난 이후 2015년 2만 616명, 2016년 1만 631명, 2017년 1만 6175명, 2018년 1만 4753명, 2019년 1만 6342명, 지난해 1만 1097명의 인구가 순유출됐다.

연간이 아니라 월별로도 대전 인구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지난 5월 기준 12개월 연속 인구가 줄었다.

인구 유출이 많을 때에는 한 달만에 3000여 명의 인구가 대전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반면 인근 세종시는 인구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출범 당시(2012년) 12만 2000명이던 세종 인구는 지난해 35만 6000명에 이어 지난 5월 36만 2036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로 성장했다. 세종은 충청권 `인구 블랙홀`로 불려왔으나 인근 충남·북의 거점도시 인구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대전만의 인구 빨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 인근에 위치하면서도 각 지역 거점 도시 역할을 맡고 있는 충남 천안과 충북 청주의 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지역은 대전과 마찬가지로 `인구 블랙홀`로 불리는 세종과 30분 내외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충남 천안 인구는 2011년 57만 1000명이던 것이 지난 5월 현재 65만 7775명으로 8만 명 이상 늘었다. 충북 청주는 충북 청원군과 통합하며 2013년 67만 명이던 인구가 지난 5월 기준 84만 6291명으로 20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대전 인구유출 가속화에 따라 도시 규모가 비슷한 광주에게조차 인구수가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불과 10여 년 전 6만 명 이상 차이를 보이던 이들 도시의 인구 격차는 최근 1만 명 선까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국고보조금, 치안수요, 제조업 규모 등에서 대전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대상이다. 지난 5월 기준 광주 인구는 144만 3154명으로 대전(145만 7161명)과의 격차는 1만 4007명이다.

1998년 대전 인구가 광주를 추월한 이후 격차는 2013년 6만 2000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대전은 매년 1만 여 명 이상이 줄어들었지만 광주는 절반 수준인 연간 4000-5000명의 감소에 격차가 좁혀졌다.

대전 인구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에는 139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매년 1만 명 이상이 빠져나간 점을 볼 때 140만 명 붕괴는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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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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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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