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우리는 기후위기시대에 살고 있고 온실가스 줄이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산업혁명 이후 과다하게 사용한 화석에너지는 심각한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식량문제, 보건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도 기후변화가 초래한 생태재앙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에너지, 환경, 식량, 보건문제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유기체)로 인식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UN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대 환경협약(1993년 생물다양성, 1994년 기후변화, 1996년 사막화방지)을 체결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은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 한국은 온실가스 총 배출량 세계 7위이며 1인당 배출량은 4위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한국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37%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역행하고 있는 한국을 기후악당으로 취급하고 있다. 2007-2017년 다른 OECD 국가들은 탄소배출량을 평균 8.7% 줄인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24.6%나 늘었다.

우리는 온실가스를 발생하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감축은 결코 쉽지 않다. 또한 우리 생활방식의 대부분도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돼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가 설정한 그린뉴딜 정책과 탄소중립에도 온실가스 감축의 구체성은 부족하다. UN에 많은 혜택을 받은 한국은 국제사회와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리는 과학기술 중심시대에 살고 있다. 첨단산업제품과 방위산업제품도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과학기술혁신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은 어려울 것이다. 최근 출간된 `빌게이츠, 기상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과학기술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과학교육도시 대전은 탄소중립을 위한 으뜸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는 기술혁신을 위한 첨단 연구소와 대학, 산업체가 밀집해 있다. 과학수도 대전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고 지구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전은 단순한 일반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넘어 탄소중립 명품 생태도시로 거듭나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온실가스 줄이는 일은 정부의 구체적이고 확고한 정책뿐만 아니라 시민의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가 절대적이다. 먼저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형성이 중요하다. 과학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혁신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체는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개인은 BMW(Bike, Metro, Walking)를 실천하고 자원 낭비도 최소화해야 한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에 혁명적인 인식변화와 말이 아닌 실천이 필요하다. 혁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주체가 먼저 혁신돼야 성공할 수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시대정신이 필요하다. 특혜 받은 고위직층(자치단체장, 기관장, 기업대표, 교육자, 과학자 등)이 온실가스 줄이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고위직층부터 BMW를 이용하고 승용차(관용차)도 소형차로 바꿀 필요가 있다. 휘발유 1리터는 이산화탄소 2.3㎏을 배출한다. 최근 선출된 야당 대표가 평상시처럼 BMW 출근이 화제가 됐다. 필요할 때는 승용차를 이용하겠지만 단순한 출퇴근은 지금까지 해 오던 방법이 익숙하고 편하다고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도 일정기간 꾸준히 하면 운동습관이 생긴다고 한다. 과학수도 대전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대전이 탄소중립 으뜸도시로 재탄생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지구를 살리겠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U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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