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거리두기 이후 나흘간 하루 평균 25명 확진
지침상 2단계 충족…시, "방역지침 강화 검토"
시민들 "당연한 처사", "허탈하다" 반응 각각

대전지역에서 새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어 방역지침 강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적지 않다. 지역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백신 접종자도 예외 없이 야외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것은 물론, 유흥시설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을 두는 등 거리두기 조정에 대해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민들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5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6월 28-4일) 동안 지역에서는 모두 17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4.4명 수준이다. 새 거리두기 지침상 2단계(주간 평균 15명 이상)를 충족하고도 남는 규모다.

특히 방역지침 완화를 골자로 한 새 거리두기가 적용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모두 10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하루 평균 25.7명으로 그 규모가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감염 경로도 노래방 등 유흥시설을 비롯한 학교나 회사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부터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확진 등 장소와 유형도 다양해 방역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지역 방역당국에서는 확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방역지침 강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확산 추이를 살펴본 뒤 회의에서 거리두기 단계 조정 및 방역지침 세부 내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방역당국은 이번 논의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자에 한해 이뤄지고 있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영업시간도 특정 시간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시민들은 거리두기 상향 조정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근 확산세를 고려했을 때 거리두기 상향 조정이 당연한 조처라는 반응과 달리 활기를 찾기 시작한 자영업자들로선 망연자실하고 있다.

시민 최모(29) 씨는 "수도권에서 대전지역으로 `원정 유흥`을 온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로 현재 지역의 거리두기 지침이 너무 느슨해진 감이 없지 않다"며 "아직까지는 거리두기 완화 조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유성구 봉명동의 한 식당 사장은 "이달 들어 회식 등 모임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올라가고 있었는데, 다시 거리두기가 상향 조종되면 두 번 죽이는 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전에선 현재 새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돼 사적모임 인원이 8명까지 가능하고, 영업시간 제한도 두지 않고 있다. 단계 상향 시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영업시간에 제한이 걸린다. 식당이나 카페는 자정 또는 오후 10시 이후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학원, 노래연습장이나 목욕시설에선 시설면적당 허용 인원이 강화된다. 다만, 현재처럼 1단계를 유지하면서 방역지침 세부 내용만 강화하는 방안으로 거리두기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의 약 80%를 차지하면서 확산 규모가 심상치 않은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지난 4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다시 의무화 됐다.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지난 1일부터 시행되던 백신 인센티브의 일환인 `야외 노마스크`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 제외 혜택이 나흘 만에 사라진 것이다. 또 오후 10시 이후 공원이나 강변 등 유동인구가 많은 야외서 술을 마실 수 없다. 이러한 조처는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된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11명이 추가됐다. 사흘째 700명대로, 보통 주말이나 휴일 검사 건수가 줄면서 확진자 수도 감소하는 경향과 달리 확진 규모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또 최근 감염 사례에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도 확인되면서 유행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용언·장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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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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