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점포 중 3년 이상 데스벨리 넘긴 창업기업 9곳
저렴한 임대료·먹거리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업종 비결

흥흥발전소 전경. 사진=흥흥발전소 제공
흥흥발전소 전경. 사진=흥흥발전소 제공
[천안]최근 청년몰이 줄지어 폐업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천안의 청년몰 `흥흥발전소` 입주기업들은 비교적 높은 생존률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청년몰 `흥흥발전소`는 지난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의 청년몰 조성사업에 선정돼 이듬해 10월 대흥동 일원에 지하 1층, 지하 4층, 연면적 1602㎡ 규모로 개소했다. 흥흥발전소 정원은 18개 점포로 지난 달 디저트 카페 1곳이 불당동으로 확장 이전해 현재 17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흥흥발전소 입주기업 상당수가 장기 입주 중이다. 흥흥발전소가 개소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이 곳에서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점포는 4곳이다. 이 점포들은 흥흥발전소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창업자들이다.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이곳에 입주한 기업도 5곳이나 된다. 창업 후 3년 뒤 겪는다는 `데스벨리`를 넘긴 청년창업자들이 반이 넘는 셈이다. 매출도 높다. 흥흥발전소 관계자는 "몇몇 상점은 코로나 상황인데도 이곳에서 월 1000만 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전국 청년몰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올해 3월 기준 전국 청년몰 현황을 보면 전국 39곳 672개 점포 가운데 175개(26%)가 휴·폐업 했다. 흥흥발전소와 같은 해 문을 연 대전의 `청년구단`은 지난 5월 17개 점포가 모두 폐업에 들어갔다. 흥흥발전소가 위치한 천안 대흥동 명동패션거리에 지난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자리를 잡았던 20~30대 청년 소상공인 20여 팀이 모두 원도심을 빠져나간 것과도 비교된다.

흥흥발전소 입주기업들은 저렴한 임대료에 비결이 있다고 평가한다. 흥흥발전소의 공간 사용료(임대료)는 보증금 없이 월 7000원/㎡ 수준이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부터는 월 2500원/㎡을 내고 있다. 공용면적에 대한 관리비도 면제 받는다. 또한 4년 장기계약을 맺어 창업자들이 고정비 부담을 덜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먹거리에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업종도 생존률에 한 몫하고 있다. 전국 청년몰의 업종 60~70%가 디저트, 음식 등 먹거리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반면 흥흥발전소는 1층에 먹거리 점포가 집중돼 있고 2~4층에는 생활한복, 아트숍, 보드게임, 공방, SNS 마케터 등이 들어서있다. 이들의 주요 판매 경로는 온라인 예약·주문으로 유동인구의 영향이 덜하다. SNS를 통해 손님들이 직접 찾아오고 있다. 최현정 흥흥발전소장(자치회 회장)은 "각자의 고정된 고객들이나 입소문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이 청년몰을 둘러보고 가니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시와의 소통도 활발하다. 입주기업들은 매달 정기회를 하며 애로사항을 나누고 시에 요청한다. 천안시 박경화 재생정책팀장은 "입주기업과 회의를 통해 공감가는 사업을 구상하려 한다"며 "일방적인 추진보다 청년몰을 활성화 할 수 있고 매출에 필요한 부분에 더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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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흥발전소 입주기업 봉구아트스튜디오에서 수강생들이 플루이드아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흥흥발전소 제공
흥흥발전소 입주기업 봉구아트스튜디오에서 수강생들이 플루이드아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흥흥발전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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