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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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치킨은 요즘 같은 날씨에 즐기는 단골 메뉴다. 하지만 치킨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질병이 있는데 바로 `통풍`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통풍, 특히 여름에는 땀 배출이 많아지면서 통풍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풍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요산이라는 대사물질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서 관절 주위에 결정을 형성하고 이따금 극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40세 이후의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며 폐경기 이전의 여성에게서는 드물다. 요산의 대사 과정 중 특정 효소의 문제가 있는 경우 통풍이 잘 생길 수 있는데,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다면 같은 가족 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통풍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통풍=요산은 정상 세포의 핵 속에 있는 핵산(DNA) 성분인 `퓨린`이 분해돼 형성되는 최종 대사물질이다. 또한 음식물 속에 포함된 퓨린이 분해돼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형성된 요산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이때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신장을 통한 배출이 잘되지 않는 경우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고요산혈증`의 상태로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 요산 결정이 신체 조직에 쌓이게 되는데, 관절 주위에 형성돼 염증성 발작이 생기게 되면 통풍의 원인이 된다.

짧은 시간 내에 시작되는 통풍 발작이 오게 된다. 관절이 갑자기 붓고 심한 통증과 열감을 느끼게 되며, 그 부위가 붉은 색조를 띠게 된다. 밤에 잘 생기고 손을 대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한다. 엄지발가락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발목, 팔꿈치, 무릎 관절에도 생길 수 있어 류마티스관절염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통풍 발작은 음주, 수술, 감염증, 과식, 과로, 사고로 다친 이후에 잘 온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고요산혈증이 유지되는 경우 발작의 빈도는 점차 증가하게 되고 요산 결정이 관절 주위에 덩어리를 이뤄 `통풍 결절`이라는 혹을 만들게 돼 관절을 손상시킨다. 통풍 결절은 신장을 침범해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요로 결석을 형성하기도 하며 귓바퀴를 포함한 신체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진단=염증이 있는 부위의 관절액을 뽑아 편광현미경을 이용해 특징적인 요산결정을 확인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통풍 발작의 특징적인 증상과 발 부위의 침범, 혈액 검사에서의 요산 농도 증가, 단순방사선검사 나 초음파, 이중에너지컴퓨터단층촬영을 이용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통풍 발작 발병 시 혈중 요산농도가 정상인 경우가 30%에 이르므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발작 증상이 없어진 후에 추가 검사를 해봐야 한다.

◇치료=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급성 통풍 발작이 오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요산 농도를 낮추는 약제를 사용하는 치료도 있다. 통풍 발작 증상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사용해서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추고 관절 주위의 결절을 녹여낸다. 추가적인 결절의 형성을 막아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빈번한 통풍 발작이 오는 경우, 통풍 결절이 있는 경우는 요산저하제의 지속적인 사용이 필요하다.

과음 습관이 있다면 술을 끊거나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육류 내장, 등푸른 생선, 멸치 등 퓨린 함량이 많은 식품을 제한하는 것은 요산 농도를 줄이는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요산저하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엄격히 제한할 필요는 없다.

통풍 발작이 발생할 경우 임시변통의 염증 치료만 반복하게 되면 발작이 빈번해진다. 류마티스 관절염과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관절의 변형이 심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고 치료에 대한 조언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통풍은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절한 약물 선택과 함께 식이요법과 바람직한 생활습관으로 잘 조절될 수 있는 병이다.

장진웅 기자·도움말=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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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청일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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