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사 저상버스 리프트 작동법 미숙지
휠체어 고정장치 고장…교육 강화 등 개선 필요

[천안]천안지역을 운행하는 일부 저상버스의 운수종사자가 휠체어 탑승설비 조작법을 모르거나 버스 실내 휠체어 고정장치가 고장난 채 방치되는 등 서비스 질이 미흡해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저상버스 서비스의 문제점은 `베리어프리네트워크`(이하 베리어프리)의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됐다.

베리어프리는 장애인이나 고령자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사회운동이다. 천안은 천안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한뼘인권행동, 다함자립생활지원센터 등이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베리어프리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매달 천안시 저상버스를 직접 탑승해 운행실태를 모니터링하고 캠페인을 벌였다. 저상버스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휠체어 탑승설비를 장착,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버스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베리어프리 회원인 전동휠체어 사용 장애인 A씨는 백석동의 한 정류장에서 저상버스를 탑승하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저상버스 기사의 첫 마디가 "죄송한데 시에서 부르는 장애인 차량 불러서 이용하세요. 시민들이 뭐라고 그러잖아요"였다. 기사가 언급한 장애인차량은 장애인콜택시(이하 장콜)이다. 저상버스 탑승을 기다린 장애인에게 기사가 장콜을 추천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기사는 "난 (저상버스 휠체어) 리프트를 못 빼요. 오늘 이 차를 처음해 장치 누르는 걸 안 배웠다"고 말했다. 전동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기사가 다른 곳과 통화 후 리프트를 작동시킨 뒤에야 겨우 저상버스에 올랐다.

비슷한 상황은 베리어프리의 저상버스 모니터링 결과 한 두번이 아니었다. 같은 날 다른 저상버스는 실내의 휠체어 고정장치가 고장난 채 운행했다. 운수종사자가 저상버스의 휠체어 고정장치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5월 모니터링에서는 저상버스의 리프트 개폐기가 고장 나 운수종사자가 손으로 떼어냈다.

지난 30일 천안시의회 복지문화위원회 회의실에서는 김선홍 천안시의원이 주관해 저상버스 모니터링 결과를 중심으로 `교통약자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베리어프리는 운수종사자의 저상버스 리프트 작동 및 휠체어 고정 등의 교육강화와 더불어 저상버스 도입 확대, 무장애 승강장 확대를 촉구했다.

정규운 천안시 대중교통과장은 "불미스러운 일에 사과한다"며 "전수조사와 함께 운수종사자 교육을 강화해 저상버스 운행 전 확인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시내버스 407대 중 31대가 저상버스로 저상버스 보급률이 7.61%에 불과하다. 시는 올해 추가로 저상버스 9대를 도입 예정이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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