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신 호서대학교 교수
이노신 호서대학교 교수
필자는 지난 2019년 교육부의 지역혁신 관련 연구용역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독일과 핀란드 출장을 다녀왔다. 독일은 현재 유럽 최대 강국으로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 EU의 강력한 수장국가이다. 독일과 EU의 나머지 26개국과의 관계는 "유럽 26개국이 논의하면 최종결정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다"라는 문장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독일 출장의 일정은 도르트문트 대학과 아헨 공대를 방문하는 것으로 꽉 채워져 있었다. 이 두 대학은 모두 독일의 중심 산업지대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Land Nordrhein-Westfalen)에 자리 잡고 있다. 독일은 모두 16개의 주로 구성된 연방국인데, 그중에서 이번 출장지였던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주는 독일에서 인구 규모와 GDP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부유한 지역이다. 인구가 가장 많고 가장 부유한 이유는 바로 이 주가 독일과 유럽에서 경제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뒤셀도르프, 퀼른, 보훔 등 독일에서 인구 규모가 상당히 큰 80개의 도시가 이 주에 속해있다.

먼저 방문한 도르트문트대학은 노드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운영하는 주립대학(정식명칭: 연방주립대학)이다. 대학의 운영 예산은 주정부에서 60~70%, 연방정부에서 30~40%를 부담하고 있으며, 대학이 속한 도시 도르트문트와 주에서 필요한 지역인재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또한 지역이 안고 있는 경제, 산업, 환경 관련 특징들과 문제점들을 연구하고 해결해 나가고 있다.

두 번째 방문한 아헨 공대는 아헨이라는 접경 도시에 있으며, 사실상 주립대이기보다는 국가 연방정부 공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독일 4대 명문 공대 가운데 하나로서 1개 대학이 연방정부로부터 금액상으로 수조 원 규모의 예산 지원을 받아 가며 각종 산학연 융복합 사업들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출장 일정 속에서 필자는 많지는 않으나 여러 독일 교수들을 만나서 함께 다양한 얘기들을 나눠 보았다. 그런데 매우 인상적인 것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두 기업 친화적이거나 기업 현장을 매우 중요시 하였다. 사실상 모두가 준 기업인 또는 기업인을 겸직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를 디자인한 것도 아헨 공대 교수이다. 스피드 팩토리는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연간 아디다스 운동화 50만 켤레를 만드는 스마트 팩토리 공정이다. 최근에 이것은 실패로 판명이 났으며, 스마트 팩토리는 아직 인간의 수작업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고, 아디다스는 생산 공장을 다시 중국과 동남아로 이전하고 있다.

비록 이러한 실패의 사례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도전의 결과는 그 속에 수많은 성공의 씨앗을 뿌린 준비를 하고 있다. 스마트 공정에서는 성공했으나 3D 프린터생산 속도가 인간의 생산 속도를 기술적으로 아직 추월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부분만 제대로 보완한다면 언제든지 다시 스피드 팩토리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부분적인 성공이며 동시에 기술지원이 한시적으로 미비한 시한부적인 실패이다.

출장에서 내가 만났던 독일의 교수들은 현장에서 직접 프로젝트를 연구 기획하고 기업을 경영해 보며, 현장 중심의 사업에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함께 참여시켜 인재로 육성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발전은 물론 지역과 국가의 경제산업 발전에 다양하게 기여하고 있었다.

독일대학의 교수들로부터 나는 학자이니 이론이 더 중요하며, 현장 중심의 상거래 또는 기업과는 별로 친하지도 않을뿐더러, 상관도 없다는 태도와 사고방식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대학교육과 경제 산업 현장이 톱니바퀴로 서로 한 몸이 되어 연결되어 움직이게 하는 독일대학 교수들의 모습 속에서 독일이 왜 세계적인 강대국인지를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또한 우리 대학과 교수들이 나아갈 수 있는 매우 필요한 지향점으로 강하게 느꼈다. 이노신 호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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