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규 키움에셋 대전지점장
임선규 키움에셋 대전지점장
최근 A씨는 계획에 없던 대출을 크게 받게 됐다. 이유는 남편이 자신도 모르게 마이너스 통장으로 코인에 투자한 것이다. 코인 투자의 결과는 처참했다. 큰 손실에 손절매도 못하는 상황에서 매달 높은 이자까지 내야 하는 것이 막막해 일단 마이너스 통장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아 상환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대출금리까지 인상되면 매달 내야 하는 이자와 생활비, 각종 공과금, 보험료 등은 물론 자녀들 대학등록금과 결혼자금 마련은 꿈도 꾸기 어려울 지경이다.

대출 관련 고민으로 상담을 신청하는 수가 급속히 늘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급락한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는 경우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가 재난지원금 등을 푼다고 해도 역부족이다 보니 민간 부채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영끌` 투자 문화다. 투자의 원칙 중 하나가 `매월 일정한 금액이나,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하라!`이다. 그런데 요즘 투자 행태를 보면 원칙에서 벗어나 대출 등을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투기에 가까울 정도다. 수익이 나면 좋겠지만 A씨 남편 사례처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손실이 발생할 경우 가정경제에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이 길어지면 영혼까지 무너질 수 있기에 투자의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채로 고민이 있다면 몇 가지 원칙들을 활용하면 된다. 첫 번째 현명한 부채 상환방법은 현재 수입과 지출 그리고 현금흐름을 명확히 분석한 후 부채 상환 계획을 세워야 한다. A씨 부부는 총 수입이 600만여 원 되는데 월 지출은 생활비, 교육비, 대출금상환금액,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 등 한 달에 630만여 원을 지출하고 있어 수입대비 지출이 더 높았다. 이러니 미래가 막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현금흐름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녀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부채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수입보다 지출이 더 높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대출금으로 나가는 원금과 이자, 그리고 보장성 보험료 등 고정비 지출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잘 조정한다면 마이너스인 가정경제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고, 대출금 상환도 일부분 가능하며 비상예비비 또한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부채와 이자의 이율을 파악하고, 상환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부채 상담을 받는 고객 대부분이 본인의 대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전체 대출 금액과 금리, 월 상환금액 등을 확인해 갚아야 할 부채와 이자의 이율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상환 순서를 정할 수가 있다.

부채상환 순서에는 정답은 없지만 본인 만의 원칙을 정하면 좋다. 통상적으로 1순위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리볼빙 등을 우선 상환하고 2순위로 오래된 채무 중 이자만 상환하고 있는 대출, 3순위로 금리가 높은 고금리 부채, 4순위로 금액이 적은 대출 순으로 빨리 상환하게 되면 신용 점수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이자가 줄기 때문에 부담이 줄어든다.

또 2-3금융권 대출을 1금융권 대출로 끌어올리고, 대출이 여러 금융권에 분산돼 있다면 하나로 통합해 대출 기관을 줄여야 대출상품이자를 주기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직급이나 연봉이 상승하면 금리인하권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은 지출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이다. 신용카드는 체크카드로 상용하고, 모든 지출이 급여통장에서 나가는 부분도 정기지출통장과 비정기지출 통장, 비상예비비통장으로 분류해 사용한다. 또 가계부 앱 등을 활용해 매월, 분기마다 지출의 패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재무전문가를 통해 점검을 받는다면 대출상환 고민뿐 아니라 재무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

임선규 키움에셋 대전지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