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활용부 선임연구원.
오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활용부 선임연구원.
인공위성은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을 관찰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으로 국방, 환경, 자원, 해양, 에너지, 재난재해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과거 인공위성은 막대한 비용 문제로 정부 주도하에 개발이 진행됐으나, 이제는 위성영상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더불어 인공위성 제작 기술의 발전으로 관련 민간업체들이 대거 등장해 서로 경쟁하며 위성영상 활용 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시대를 우리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라고 부른다.

향후 10년 동안 이들 업체가 계획하고 있는 지구관측 위성의 숫자는 1800대 이상으로, 위성 하나가 관심 지역을 지나갈 때 한 장씩 촬영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대 위성이 군집을 이루며 같은 장소를 짧은 간격으로 여러 번 찍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또한 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의 경우, 지상의 관심 객체를 확인하는 성능이 더 좋아져 50㎝ 이하 해상도의 영상을 과거보다 짧은 주기로 촬영할 수 있다.

여기서 얻어진 막대한 양의 데이터는 영상으로부터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사람이 영상 한 장을 수 시간 들여 분석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됐다.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자동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여기에 인공지능은 여러 시기에 촬영된 위성영상뿐 아니라 항공기·드론 영상, 지상 IoT 센서에서 얻는 데이터까지 복합적으로 활용해 전 지구적 규모의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위성영상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서 최근 주목 받는 분야는 금융이다. 쇼핑몰에 주차된 자동차 수 추이를 추적 관찰해 그곳의 매출 상황을 파악하고, 전 세계 주요 유류 저장시설, 항만 컨테이너 물류량 등의 관찰을 통해 각종 경제 활동 지표를 얻고, 이 정보를 투자자들의 실시간 주가 예측이나 경쟁사 대응 전략 수립 등에 이용한다.

인공지능을 통한 실시간 위성영상 분석 능력은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산사태나 홍수, 화재 등을 탐지해 조기 경보하고, 재난재해 시 피해 상황을 분석하고, 구난·구호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은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위성영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 학습용 위성영상 데이터를 구축해 공개하는 한편, 경진대회를 통해 위성영상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유도하고, 우수한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을 발굴하고, 사용자들이 위성영상을 더 편하게 이용하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위성영상은 귀중한 정보 원천이다. 이를 잘 활용해 세계 각국의 정보전에서 앞서 나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본다. 오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활용부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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