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보은군 지역양봉농가는 꿀 수확량 감소로 울상이다.

21일 지역양봉농가에 따르면 올해 꿀 농사는 사실상 지난해도 꿀 수확량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잦은 비와 이상기온 현상으로 벌꿀생산이 급감해 보은지역 양봉농가들이 울상짓고 있다.

지역내에는 250여 양봉농가가 2만 1540여 개 벌통을 갖추고 꿀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들 양봉농가는 연간 꿀 생산량의 70% 정도를 5-6월 중에 채취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에 잦은 비와 한낮기온이 20도를 밑도는 날이 많아지면서 아카시아꿀을 거의 채취하지 못하는 등 이상기온과 잦은 비로 아카시아꽃이 일찍 져 꿀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

일부 양봉농가에선 꿀을 따러 나간 벌들이 벌통으로 돌아오지 않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지난달말부터 밤꿀 채취를 시작했지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아 올해 벌꿀농사를 아예 포기하는 양봉농가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보은 내북면 한 양봉업자 관계자는 "잦은 비로 상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90개 벌통에서 9드럼(200ml) 남짓 벌꿀을 채취했는데 올해는 겨우 1드럼만 채웠다. 대다수 양봉농가의 사정도 마찬가지"라며 "밤 꿀을 채취한 뒤 이달말부터 일찌감치 꿀 농사를 접고 휴면기에 들어갈 생각이다. 갈수록 위축되는 양봉업을 계속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보은 마로면서 15년째 양봉을 하고 있다는 심정균씨(61)는 "인근 한 농가는 500개 벌통에서 보통 30드럼을 채취했는데 올해는 겨우 3드럼만 채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양봉비중을 줄이고 다른 농사를 늘려 영농비와 생활비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한 양봉농가들은 이상기온 피해는 사실상 자연재해라며 당국은 양봉농가가 회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보은군의회는 지난 3월 양봉산업 활성화와 농가안정적인 생산기반 조성을 위한 자치법규를 제정했다. 이 조례안은 양봉관련 시설기자재와 산물 부산물 가공시설 설치, 꿀벌 신품종육성 보급사업, 법인과 단체에 보조금지원 등에 대해 내용을 담고 있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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