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다녀간 유흥시설 방문자 85%가 외지인
7월부터 모임 인원제한 없어져 외지 유입 증가 우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박하늘 기자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 박하늘 기자
[천안]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천안 유흥시설에서 6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한 가운데 동시간대 방문자의 85%가 외지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을 즐기지 못하는 수도권 청년들이 영업시간 제한이 없고 접근성도 좋은 천안으로 몰려들고 있다.

21일 천안시 서면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경기도 부천시와 서울시 노원구에서 온 20대 2명이 두정동에 있는 A클럽과 R공연시설 등 유흥시설에 잇따라 방문했다. 역학조사 결과 동시간대 방문자 1044명 중 85%가 서울, 경기 등 외지인이었다.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는 총 8명(지표환자 포함)으로 천안에서는 1명에 그쳤으며 서울 3명, 경기도 2명, 대전 1명, 광주 1명 등 확진자 대다수가 외지인이다.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가까운 천안으로 와 술을 마시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역 유흥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수도권에서 천안으로의 원정이 본격화된 시점은 올해 2월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하향된 때부터다. 충남도는 지난 2월 다중이용시설의 24시간 영업을 허용한데 이어 3월부터 나이트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해서도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했다.

두정동의 한 노래주점 대표는 "주말이면 이 주변 모텔이 예약이 꽉 찬다. 다 외지에서 온 손님"이라며 "영업시간 제한 풀리고 나서는 수도권에서 많이들 몰려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기자가 최근 R공연시설 취재 당시 만난 한 20대 남성도 "평택에서 왔다"면서 "요즘 자주 천안으로 놀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만난 또 다른 20대 여성은 "수원에서 천안에 있는 친구 집으로 놀러왔다"면서 "R공연시설에서 서울에서 온 사람이 100만 원대 술을 시켜 DJ부스 앞 화면에 띄워주는 것도 봤다"고 해 수도권에서의 원정을 실감케 했다.

천안의 유흥업소들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영업시간 제한이 없음을 강조하는 광고글을 게재하며 수도권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발표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완화 개편으로 천안시는 수도권 원정 유입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천안시 감염병대응센터 관계자는 "수도권의 유흥시설 집합금지 기간이 연장되며 타지역 원정 방문자가 관내에 지속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흥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에 더욱 철저를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A클럽과 R공연시설의 방역수칙 위반여부를 조사한 결과 출입자 명부 작성 및 관리 소홀 등의 위반사실이 확인하고 과태료 300만 원 부과와 2주간 집합금지 처분을 내렸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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