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민선 7기에 유치한 기업의 총 투자 금액이 10조 원을 돌파했고, 최근 3년 간 충남에서 새로 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한 업체는 2244개나 된다고 한다. 국내외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충남의 기업 유치는 거침이 없는 듯하다. 올 들어서는 1 주일이 멀다 하고 충남도의 기업 유치 홍보 자료가 나왔을 정도다. 올해는 조립금속기계, 전기전자통신, 식품 분야 등 349개사 2조 520억 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유치 기업의 면면을 보면 해당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꽤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진공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 가스처리장치 분야 매출액 세계 3위 기업, 반도체 반사 방지 코팅액 분야 아시아 점유율 1위 기업 등이 눈에 띈다.

충남의 기업 유치는 충남도와 시·군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충남도는 기업 유치를 위해 맞춤형 토지를 제공하고, 전략적 기업 유치 및 홍보 전문가 그룹까지 운영하고 있다. 여기다 충남 북부지역이 수도권과 인접한 점도 기업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하면서도 인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찾기 마련이다. 수도권이 산업단지를 조성할 만한 토지가 바닥이 나면서 기업들이 충남으로 눈을 돌린 셈이다.

기업들의 이런 충남 선호 현상은 백 번이고 반길 일이다. 다만 충남 내 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라보면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유치가 지나치게 충남의 북부권으로 쏠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중·남부권은 심각한 박탈감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올해만 해도 충남에서 공장을 준공·가동한 기업 279개 업체 중 198개가 천안·아산·당진에 위치해 있다. 그만큼 다른 지역은 가물에 콩 나듯 기업을 유치했다는 얘기다.

충남 북부권은 수도권과 가까운 데다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해 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면 충남 북부와 중·남부의 불균형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해 질 게 뻔하다. 이제 기업 유치도 충남 내 불균형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 기업 유치도 좋지만 이왕이면 균형 발전을 고려해 어느 지역으로 유치할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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