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으로 충청 기반의 중소기업인 ㈜성정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성정 오너 일가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대표로 지역사회에서 잘 알려진 형남순(64·사진) 회장, 그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이끄는 성정 간 기업구조로 미뤄 이스타항공 인수는 형남순 회장의 강한 의지와 자금력이 결합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형남순 회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20대에 대전으로 올라왔다. 당시 귀한 몸으로 대우받던 굴착기 기사로 현장을 누볐다. 이후 형 회장은 다니던 대전지역 건설사를 나와 대국건설산업을 창립한다. 형 회장은 "내가 만족할 만한 건축물을 짓는 게 꿈이었다"며 회사 설립 배경을 밝혔다.

대국건설산업은 충남 부여 은산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토목·건축공사업, 조경공사업, 전기공사업을 주로 한다. 대한건설협회 회원사인 대국건설산업은 2019년 기준 98억 7600만 원 상당의 토목공사와 건축공사(22억 100만 원), 조경공사(39억 700만 원) 등 159억 8400만 원의 건설공사실적을 기록했다.

형 회장은 또 27홀, 144만 5198㎡ 면적의 백제컨트리클럽(부여 은산면)을 2008년 개장한데 이어 2014년 ㈜성정을 세운다. 성정은 골프장관리용역업, 토공사업,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 및 부동산매매업, 포장공사업을 하는 업체다.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12월 현재 성정의 지분율은 형동훈 대표가 48.32%, 형 회장의 딸 형선주 씨가 47.63%, 형 회장이 4.05%다. 형 회장의 백제컨트리클럽 지분율은 87.10%다. 대국건설산업은 백제컨트리클럽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성정의 매출은 59억 원, 백제컨트리클럽은 178억 원, 대국건설산업은 146억 원으로 총 400억 원이 되지 않는다. 11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타항공 인수금액과 2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이스타항공의 부채 등을 들어 성정이 감당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채무비율 조정 등을 통해 실제 상환해야 할 금액은 줄어들 수 있고 형 회장이 개인 자산을 이스타항공에 투자해 인수와 향후 경영 과정에서 자금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공존한다.

형 회장은 "부동산 매각으로 8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고 골프장도 2000억 원이다. 돈이 없다면 인수하지 않았다"며 "투자하겠다는 곳도 많지만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많이 어렵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자신 있다"며 "부단히 노력해 어느 항공사 못지 않게 잘 성장시키겠다"고 부연했다.

형 회장은 오래 전부터 항공업 진출을 꿈꾸며 2007년 이스타항공 설립 때도 사업 참여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형 회장은 2016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27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대전지역 종합경제단체인 대전상공회의소에서는 감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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