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최선
가정에서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사람과의 관계일 것이다. 다른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발을 맞춰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 남녀가 발을 맞춰 아름답게 왈츠를 추듯이 인간관계도 서로의 속도와 보폭이 맞아야 한다.
사적인 관계뿐이 아니다. 기관과 고객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기관에서 고객의 편의와 긍정적 경험을 위해서 애쓴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불편한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기관만의 최선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개선들은 사상누각이 될 것이 뻔하다. 사자와 소의 사랑이 그렇듯 나의 입장에서의 최선은 상대방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를 더 힘들게 할 뿐이다.
긍정적인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적절히 나를 내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나를 보여주지 않으면 그 관계는 더 이상 발전할 수도 긍정적으로 유지할 수도 없다. 우리가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서 조금 귀찮더라도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제안을 하는 것,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모두 나를 내보이는 과정이다.
비록 나의 한마디로 인해 기관이 금방 바뀌지는 않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관은 이용자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고 점진적으로 이용자의 입장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자기표현과 함께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서로에 대한 최선이 될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또는 내가 가지고 가게 되는 인간관계에서 나만의 최선이 되지 않도록 상대방을 먼저 알아보는 건 어떨까? 이소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PI팀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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