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출연연을 지원하는 NST이사장에 출연연 출신 인사가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 같은데, 연구 현장에서는 감지덕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출연연 출신 인사가 꼭 이사장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 사정을 모르는 인물이 와 `공부만 하고 떠난다`거나 `수첩에만 적고 간다`는 식의 업무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비전과 계획, 포부 등을 모르는 상황에서 다행은 금물이다.
연구 현장에선 늘 투명한 인사를 원했다. 깜깜이, 낙하산, 보은 인사 등 위에서 내리꽂는 인사에 회의를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는 일은 없다. 대외적으로 공개 선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늘 희망고문일 뿐이다.
청문회 등 공개절차가 없다 보니, 공공연구노조는 후보자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답변이 오면 이를 공개하고 있다. 이마저도 임혜숙 전 이사장은 유일하게 `공부해보겠다`는 식의 답변만 보냈다. 그러면서도 이사장에 발탁됐고, 3개월 만에 장관 직으로 자리를 떠났다.
현장의 희망고문은 이제 희망이 부재해서 고문인 듯하다. 일각에서는 현 후보자들을 `기대 밖`이라고 평한다. 출연연 관계자는 "기관 평가 낙제점, 운영 미흡, 한참 된 경력 등 혁신적 인물이 없다"며 "30대가 정당 대표도 하는 상황에서, 과기계는 인물이 없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현행 이사장 선임 과정에는 종사자들이 참여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통로가 없다. 이번에도 대외적 절차는 없겠지만, 후보자들이 노조 공개질의에 성심성의 답하고 정부도 현장과 소통이 원활한 인물을 임명할 필요가 있다. 과기계 한 인사는 "민주적 의사를 선임 과정에 전달할 통로가 없어 괴리감을 느낀다"며 "더 이상 현장을 희망고문하지 말고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 3부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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