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3부 정인선 기자
취재 3부 정인선 기자
수달 째 공석 중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차기 인사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NST는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 전현직 원장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추렸다. 과기계에서는 교수 출신이 이사장에 올랐던 이전과 달리 후보자 모두 출연연을 거쳐간 인물들이라 "일단 다행"이라고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5개 출연연을 지원하는 NST이사장에 출연연 출신 인사가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 같은데, 연구 현장에서는 감지덕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출연연 출신 인사가 꼭 이사장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 사정을 모르는 인물이 와 `공부만 하고 떠난다`거나 `수첩에만 적고 간다`는 식의 업무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비전과 계획, 포부 등을 모르는 상황에서 다행은 금물이다.

연구 현장에선 늘 투명한 인사를 원했다. 깜깜이, 낙하산, 보은 인사 등 위에서 내리꽂는 인사에 회의를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구성원 의견이 반영되는 일은 없다. 대외적으로 공개 선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늘 희망고문일 뿐이다.

청문회 등 공개절차가 없다 보니, 공공연구노조는 후보자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답변이 오면 이를 공개하고 있다. 이마저도 임혜숙 전 이사장은 유일하게 `공부해보겠다`는 식의 답변만 보냈다. 그러면서도 이사장에 발탁됐고, 3개월 만에 장관 직으로 자리를 떠났다.

현장의 희망고문은 이제 희망이 부재해서 고문인 듯하다. 일각에서는 현 후보자들을 `기대 밖`이라고 평한다. 출연연 관계자는 "기관 평가 낙제점, 운영 미흡, 한참 된 경력 등 혁신적 인물이 없다"며 "30대가 정당 대표도 하는 상황에서, 과기계는 인물이 없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현행 이사장 선임 과정에는 종사자들이 참여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통로가 없다. 이번에도 대외적 절차는 없겠지만, 후보자들이 노조 공개질의에 성심성의 답하고 정부도 현장과 소통이 원활한 인물을 임명할 필요가 있다. 과기계 한 인사는 "민주적 의사를 선임 과정에 전달할 통로가 없어 괴리감을 느낀다"며 "더 이상 현장을 희망고문하지 말고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 3부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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