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천 송도 띄우기`로 대전시민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다. 송 대표는 그제 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지역구인 인천 송도를 챙기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이게 화근이 되고 있다. 연설 중간쯤 글로벌 백신 생산 파트너십 구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뜬금없이 인천 바이오산업을 들고 나왔다. 그는 "광역단체장 시절 센트리온 추가 투자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송도경제자유구역에 투자 유치했다"면서 "세계 최고의 바이오시밀러 집적단지를 만들었던 것이 글로벌 백신 생산 파트너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자화자찬 성 발언인데 이걸 왜 국회 연설에서 했는지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그것도 k-바이오랩 허브 유치에 뛰어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 중인 시점에 나온 발언이어서 영 개운치 않다.

국내 최초의 바이오 창업기업 지원 기관인 k-바이오랩 허브는 2024년까지 국비 2500억 원을 포함해 3350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 사업은 고용효과 2만 명, 생산효과 5000억 원, 부가가치 2000억 원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 정부의 마지막 국책사업으로 대전, 인천 송도, 청주 오송, 경북 포항 등 전국 12개 지역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다음 달 사업지 확정 발표를 앞두고 시도 간 사활을 걸고 유치전을 펼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공당의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특정 지역인 인천 송도를 콕 집어 말했으니 뒷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송 대표의 발언은 인천 송도가 k-바이오랩 허브의 최적지라는 말로 들리기 십상이다. 최종 입지를 선정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입장에서는 무언의 압력이 되고도 남는다. 결국 국책사업에 중립을 지켜야 할 집권 여당 대표가 정치적 입김을 불어넣은 셈이다.

송 대표의 `송도 밀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송 대표와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26일 인천 송도에서 `바이오 선도 도시 도약`을 선언하기도 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집권당 대표가 특정 지역을 노골적으로 지지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인천 송도로 국책사업이 결정된다면 나머지 11개 시도를 우롱한 처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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