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정 관련 많은 과제를 짚어냈다. 기후변화 대응, 주택·부동산 문제, 청년 희망 사다리 복원 문제, 백신·반도체 분야 정책 등을 두루 망라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들 사안의 중요성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나 연설을 마치기 전 충분히 언급됐어야 마땅한 균형발전 정책 문제는 빠트렸다. 다른 내용을 다소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균형발전 얘기는 했어야 했는데 그런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감이 앞선다 할 것이다.

균형발전 정책의 시급성과 적실성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세종 국회분원 설치법안, 혁신도시 시즌 2 추진 등만 해도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에 대해 여야 정치권의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은 모순적이고 역설로 비칠 뿐이다. 송 대표의 첫 국회 원내교섭단체 연설은 이에 대한 국민적 갈증을 풀어줄 수는 기회의 장이었다. 책임 있는 여당 지도부로서 분명한 정책 방향성과 소신,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의 연설 경로는 이를 수렴하지 못했다. 그 점에서 연설 평가에 음영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여권은 누차 올 상반기중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 처리를 장담해왔다. 그랬지만 4·7재보선 패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등이슈에 묻히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형국이다. 아마 또 어느 때가 되면 금방 다 될 것처럼 더 센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지역민들 귓등을 간질이는 상황을 한 두번 목도한 게 아니니 그런 억측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 문제 역시 여당 지도부가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정부부처나 정책 당국이 스스로 알아서 움직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송 대표가 국회 연설 때 임기내 추진을 분명히 했더라면 모든 우려를 한방에 불식시킬 수도 있었는데 이 포인트를 놓쳤다. 앞으로 정책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런 송 대표는 인천 바이오 단지 현황과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선 적잖이 설명을 곁들였다. 시장 재임 시절 바이오 종합제약기업들을 유치한 사실도 은근히 부각했다. 백신 분야 성공사례로 인용한 것이지만 중기부 대형 공모사업인 `K-바이오 랩허브` 유치 신청 지자체들에 대한 평가가 진행중인 현실에서 자칫 오해를 부를 수도 있음을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