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본격적인 합당 논의를 앞두면서 신경전도 가열되는 흐름이다. 당명 개정 등 합당 방식을 놓고 양당이 이견을 보이면서 진통이 예상된다.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1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버스 정시출발론`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만 가질 수 있는 이론"이라고 지적했다.권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외부 세력과 함께 야권의 단일화된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버스 정시출발론이 아니라 기차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의 버스 정시출발론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늦어도 8월 말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기호 2번`으로 대선에 출마하려면 이때까지 들어오라는 의미인데,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정시출발론이 두 당의 합당 추진에 부적절하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소 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다`고 한 이 대표의 발언도 문제 삼으면서 "신임 당 대표가 기본적인 인식과 관련해 전혀 같이하고 있지 않은 모습이기 때문에 이달 안으로 (합당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에 대해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확장할 수 있는 통합을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당명으로 가는 것이 원칙 있는 합당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며 당명 변경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 예방 후 당명변경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 당 대표 대행인) 주호영 의원에게서 그런 내용을 전달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반대의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당이 어떤 개연성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알아보겠다"면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은 이런 기 싸움보다 통합의 대의를 세우고, 서로 내려놓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당 대표 간의 결단이 필요하다. 안 대표를 만나면, 불안해하는 국민에게 합당 선언을 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안 대표가 `조건 없는 합당`을 선언했던 그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전날(15일) 합당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며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힘은 더 많이 기득권을 내려놓은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중도실용` 노선을 당헌과 정강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정권 교체가 단순히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선택이라는 확신을 국민께 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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