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인감 한통 떼려 1시간 이상 소요"

1200여 ㎢에 2곳뿐… 천안아산 기업 불편 호소

천안시, "본예산 반영, 내년 1월 설치 계획"

아산시, "계획없어"

[천안]"법인인감증명서 1통 떼러 법원까지 가면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천안·아산 지역 기업들이 먼 거리에 있는 등기소로 인해 법인인감증명서 발급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 따르면 천안·아산 지역에서 법인인감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는 곳은 천안지원과 아산등기소 등 2곳뿐이다.

법인인감증명서는 법인이 거래 또는 계약과 관련한 사무 처리 시 기업을 증명하는데 활용하는 문서다. 정부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B2G) 도매나 용역이 주요 사업(B2B)인 기업은 항상 구비돼 있어야 하는 필수서류다.

현재 대법원은 보안상의 이유로 등기소를 방문하거나 법원 내에 설치된 무인발급기에서 RF/마그네틱 카드를 활용해 법인인감증명서를 발급받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 발급은 불가능하다 .

지역 기업들은 먼 거리를 직접 찾아가는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천안 직산읍의 한 자동차 외장 전문업체 대표는 "사업이 B2B이다보니 계약 맺을 때면 인감증명서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면서 "온라인으로도 발급이 안 되니 인감 한번 떼려면 18㎞를 왔다갔다 해야 한다. 이거 1장 떼러 1시간을 버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천안지역 사업체수는 5만 2993개, 아산지역 사업체수는 2만 2655개로 충남에서 가장 높은 기업 밀집도를 보인다(충남도, 2019년 기준). 면적은 천안 636.25㎢, 아산 542.17㎢이다. 약 1200㎢에 달하는 지역을 등기소 2곳이 담당하는 것이다. 더욱이 천안의 성환읍, 입장면이나 아산의 인주일반산업단지, 아산테크노벨리산업단지 등 기업이 밀집한 곳이 대부분 도심 외곽에 위치해 지리적 접근성이 현격히 낮다.

기업들은 한번에 다량의 인감증명서를 발급해가지만 낭비되기 부지기수다. 기관, 은행 등 대부분의 요구처에서 3개월 이내 분만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권역별 거점지역에 무인발급기 설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법원 이외에 설치된 무인발급기는 총 60대다. 면적이 689.5km²으로 천안과 비슷한 면적을 가진 화성의 경우 등기소 이외에 무인발급기가 4대나 설치돼 있다. 화성의 기업체 수는 6만 6767개다. 천안 면적의 1/4수준인 시흥시(135.8km²)에는 시화국가산업단지 내에 무인발급기가 설치돼 있다. 시흥시 기업체 수는 4만3361개다.

천안시 자치민원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서북구청 민원실에서 법원행정처와 협의를 해왔다"며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며 천안시청 민원실에 내년 1월쯤 설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아직 설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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