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날개에는 인간의 머리카락보다 50배나 더 가늘고 작은 인편들로 촘촘하게 덮여있다. 마치 물고기 몸이 비늘로 덮여있듯이 미세한 인편들로 덮여있어 나비날개는 비나 물에 잘 적지 않는다. 그리고 나비 종에 따라 인편의 크기나 형태가 매우 다양하여 종을 구별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인편들이 평평한 형태로 균일하게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기와지붕의 기와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슬레이트지붕 또는 커튼이나 병풍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이다. 또 각 인편에는 세로로 융기선이 나 있다. 구조색은 이러한 인편의 다양한 미세 구조에 의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빛이 비칠 때 반사각도에 따라 반사, 산란, 간섭, 회절, 굴절현상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여러 가지 색을 낸다. 우리나라 나비 가운데 제비나비나 녹색부전나비 등이 이러한 예이며, 흰색, 파란색, 금속색 등은 인편구조로 인해서 나타나는 색이다. 빛이 나비 날개표면에 도달하면 매우 얇은 인편에 의해 대부분 반사되지만 일부 반사되지 못한 빛은 보다 더 아래로 들어간다. 날개 아래층에 얇은 인편들이 나란히 있어 빛들이 날개의 곳곳의 인편에 부딪쳐서 다시 반사를 일으키면서 새로운 파장의 빛으로 나온다. 또 이들이 만나 간섭을 일으키거나 미세한 틈 사이로 들어가면 회절현상을 일으켜 보다 더 다양한 색이 만들어 진다. 구조색은 색소에 의한 색깔이 아니라 색소 없이도 미세한 인편의 나노구조에 의하여 여러 가지 빛을 내는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복합색은 이러한 구조색과 아래층에 있는 색소의 조합에 의해서 나타나는 색이다. 번개오색나비 경우 인편에는 암갈색 색소인 멜라닌이 들어 있고 이 색소 위에 구조색에 의한 청남색의 색채가 나타나는데 이 색은 특정한 각도에서만 볼 수 있다.
나비색의 원리를 이용하여 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색깔을 만들 수 있고, 모든 빛을 흡수하는 완벽한 검은색을 만들어 처리하면 야간투시경이나 레이더에 걸리지 않은 군사무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안승락 국립중앙과학관 곤충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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