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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쪽짜리 개편

2021-06-09 기사
편집 2021-06-09 07:05:53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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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내부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 등으로 전국민의 공분을 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술대에 올랐다. 정부는 LH에 과도하게 집중된 기능을 분산·폐지하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등에 이양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한다. 이는 땅 투기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조직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했다는 판단에 따른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합동 부처는 'LH가 1만 명 수준의 비대한 조직으로 팽창한 뒤 투기 등 이해상충행위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LH 개편의 핵심은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비대한 조직을 나누고 사업 방식 바꾸는 데 있다. 하지만 발표된 내용에는 성과급 환수와 인원 감축안 등 다소 징벌적인 내용만 담겼다. 당정 간 이견으로 구체적인 조직 분산안은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핵심 내용이 없는 반쪽 짜리 개편안을 성급히 발표한 것이다.

LH 부동산 투기 의혹을 폭로한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개편안에 택지 개발이익 사유화 근절·공공성 확대 방안이 빠져있다"며 "LH 본연의 주거 복지 사업 강화를 위한 재정 대책·개발이익 환수 장치, 공공택지 개발사업의 공공성을 제고할 보완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LH 개편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등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개편안에 '도시·지역개발, 물류단지, 행복·혁신도시' 등의 부문에서 직원 199명을 감축하는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역본부는 '인력 축소가 반드시 기능 축소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감원에 따른 업무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결과다.

정부는 8월까지 LH개편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확정 발표될 개편안에는 LH의 공공성을 높이되, 지역의 핵심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대안이 담길 필요가 있다. LH개편은 공적 기능의 회복이지, 사업 동력 상실이 아니다.

앞으로 LH는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과오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연일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깊어지는 시기에 발생한 공기업의 부동산 투기는 그 충격이 적지 않다. LH가 개편안을 적극 수용, 이행하려는 쇄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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