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도심에 2000채 가까운 대규모 공동주택을 공급하려던 탄방1구역(숭어리샘) 재건축사업이 후분양 기로에 놓이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서구 둔산권의 양호한 교육환경과 주변 인프라를 중시한다면 기약 없는 후분양을 기다려야 하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집값 상승세를 지켜보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는 숭어리샘 재건축사업은 서구 탄방동 일원 10만여㎡ 부지에 아파트 1974채를 공급한다. 이중 70%에 가까운 1353채가 일반분양이다. 숭어리샘 조합은 지난 4월 말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에 3.3㎡당 2200만 원의 분양가를 제시했으나 허그 측은 최근 1137만 원으로 확정해 통보했다. 조합이 자체 산정한 분양가가 반토막난 것이다. 1700만-1800만 원 선을 사업 추진의 성패를 가를 최저 분양가로 보고 있는 조합은 허그의 분양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후분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후분양은 통상 공정률이 60-70%에 이르는 시점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으로 허그의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 측에 매력적인 반면 그만큼 분양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가격 장벽으로 작용한다. 우수한 학군과 둔산 생활권 기대감으로 숭어리샘 분양을 기다려온 무주택자들이 고민에 빠진 이유다.

관심은 대전 원도심 지역으로 모아진다. 먼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이 중구 선화동에서 공급하는 `해모로 더 센트라`다. 전체 862가구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은 613가구다. 7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8일 1순위 해당지역 접수 후 16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청약홈 특별공급 청약접수 결과 84㎡형 61가구 모집에 해당지역에서만 1391명이 몰려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1순위 해당지역 접수에서 마감하는 청약 흥행을 예측하고 있다.

대전 동구 삼성동에서 아파트 282가구, 오피스텔 46실 등 328가구를 공급하는 `대전역 대라수 어썸브릿지`와 중구 목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단지인 `목동 모아엘가 그랑데`(420가구)도 이달 중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숭어리샘 후분양 전망이 나오고부터 해모로 더 센트라 등 원도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를 청약하는 게 어떤지 상담을 청하는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집값은 계속 오르고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청약 여부는 저마다 건별로 달라 조언하기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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