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 대체 국내 생산 기반 마련…미국·영국·중국 등 선진국 이어 개발

K2 전차.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차, 장갑차를 비롯한 무기체계의 주요 방탄물로 사용되는 초고경도 장갑판재와 고경도 장갑판재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K2 전차.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차, 장갑차를 비롯한 무기체계의 주요 방탄물로 사용되는 초고경도 장갑판재와 고경도 장갑판재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에 사용되는 장갑용 철강이 국내기술로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전차, 장갑차 등 방호력이 요구되는 무기체계의 주요 방탄구조물로 사용되는 초고경도(Ultra-high hardness) 장갑판재와 고경도(High hardness) 장갑판재를 각각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철강 장갑판재는 전투차량의 주요 차체 구조물 제작을 위한 방탄 판재를 말한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기술 선진국의 경우 자체 개발한 장갑판재를 자국의 무기체계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군 소요물량의 적기 수급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이에 ADD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량성과 외부 충격에 강한 인성(靭性)을 갖춘 금속재료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로써 합금설계기술, 소재공정기술, 장갑설계 기술을 비롯해 방탄기능을 평가하는 시험평가 기술까지도 종합적으로 향상시키는 결실을 거뒀다.

ADD가 개발한 초고경도 장갑판재는 금속재에 미세조직을 적용한 슈퍼베이나이트강(superbainite steel)보다도 열처리 시간을 100배 이상으로 감소시켜 제조기간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키는 장점을 갖췄다.

방탄 성능도 슈퍼 베이나이트강은 취성을 가지고 있어 탄환을 다중 피탄 시 부서지는 경우가 많지만, ADD에서 개발한 초고경도 장갑판재는 여러 번 피탄되어도 깨지지 않고 방호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철강 장갑판재와 같은 대형 금속재료에 나노기술을 접목한 첨단 기술로서 향후 다른 무기체계의 성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ADD가 개발한 초고경도 장갑판재에 인도에서 설계한 원형의 구멍이 뚫린 천공형 장갑구조물과 모듈형 장갑구조물을 적용해 피탄 시험을 실시한 결과, 동일한 외부 충격에도 다른 장갑판재보다 강하게 버티는 높은 인성과 경도 및 강도를 갖췄다는 것이 증명됐다.

앞으로 ADD는 이 기술력을 고강도가 요구되는 내마모성 부품과 구조용 부품개발에도 활용해 향후 철강재료 개발과 관련한 국내 기술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예정이다.

ADD 관계자는 "총탄에 여러 번 맞아도 깨지지 않고 방호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성능을 갖췄다"며 "해외로부터 전량 수입하는 고경도 장갑판재를 국내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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