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수 한우리신협 이사장
김복수 한우리신협 이사장
`그때를 아시나요`라는 다큐멘터리를 1961년으로 돌려보자. "저게 우리나라인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일제의 식민지 수탈 후유증으로 국가 재정은 바닥나고, 6·25 전쟁의 파편으로 산야는 황폐할 대로 황폐해졌다. 전 근대적 사회질서가 만연하고 모든 국민은 보릿고개의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때 태어난 신축생(辛丑生) 80만 4000명이 생존해 있다면 올해 환갑을 맞이하게 된다. 독버섯이 돋아나는 것처럼 어수선한 환경과 무지 속에서 고리대금업자들의 파렴치한 탐욕은 힘든 삶을 더 힘들게 했다. 이 때 가난한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 도와 가난을 추방하고자 믿음과 사랑을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 바로 신협이다.

신협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에 879조합과 1660영업점, 이용자 1300만 명, 총자산 110조 9000억 원의 메머드급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신협의 성장에는 일반 은행과 달리 신협만의 특별한 3가지가 있다. 첫째, 신협은 친밀한 유대를 근간으로 조합원의 삶과 함께 했다. 어려움도 즐거움도 함께 했다. 둘째, 신협은 평등 경영을 실천했다. 주식규모에 따라 차등이 있는 은행과는 달리 신협은 출자금액과 상관없이 동등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셋째, 신협은 이익을 조합원과 함께 나눈다. 은행의 이익은 주주에게만 배당되지만 신협의 이익은 조합원들에게 출자 배당, 수수료 감면, 이용고배당, 여러 복지사업 등을 통해 조합원과 지역에 모두 환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상황이 매우 불안하다. 특히 최근 급등한 부동산과 소비침체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름은 커져만 가고 있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신협은 코로나로 신음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고령화, 저출산, 고용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사회 문제들을 금융의 힘으로 공헌하기 위해 신협은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완성해 8·15 해방 대출, 어부바효예탁금, 다자녀 주거안정 지원 대출, 지역특화사업, 소상공인 어부바플랜, 위기 지역 대출, 어부바 위치 알리미 무료 보급 등의 사업을 김윤식 신협중앙회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임차료를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 운동에 전국 102개 신협이 동참하고 있다. 화훼 농가 돕기 릴레이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참여해 어려운 화훼 농가를 위로했다. 한국 신협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대신 `착한 소비, 착한 나눔` 캠페인을 개최해 대전 중앙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장을 보며 전통시장 소비 촉진에 앞장섰다. 충남도청 및 충남 도내 16개 지역 신협은 `충청남도 사회적 경제지원기금 운영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도내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본격 추진해가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복구 성금 21억 원 및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무이자 신용대출 지원, 기존 담보대출 이자 감면, 공제료 및 약관대출 이자 납입 유예 등 금융 지원에 전력하고 있다.

인생은 가고 세월은 남는다. 61년 전 지독한 가난은 세월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신협이 남아 환갑의 꽃을 피웠다. 몸만 안으면 포옹이지만 마음까지 안으면 포용이다. 신협은 다른 은행들이 볼 수 없는 걸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면서 포옹이 아니라 조합원과 지역 사회를 포용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서 정이 넘치는 세상, 신협이 꿈꾸는 세상이 되길 희망한다. 김복수 한우리신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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