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사람 발견하고 안정 취하게 한 후 무사히 인계
지난달 27일 오후 9시 30분쯤 체력단련을 위해 홀로 충남 보령시 무창포항 인근 해안도로를 달리던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8506부대 권하나(31) 하사는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50대 남성 A 씨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게 됐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곧장 뛰어간 권 하사는 이내 갯벌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는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다친 곳은 없었지만, 구조 요청을 위해 오랫동안 소리를 지르느라 목이 쉬어 있었고 지쳐서 말도 잘 잇지 못하는 상태였다. 권 하사는 재빨리 휴대전화를 꺼내 119에 신고한 뒤 구조대가 곧 올 것이라며 A 씨를 안심시킨 뒤 상태를 묻는 등 대화를 지속하며 해경 구조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의해 오후 10시쯤 구조됐다. 권 하사는 해경에 이어 소방대원이 도착한 후에도 어둠 탓에 위치를 찾지 못하는 소방대원들에게 정확한 위치를 안내해 주는 등 A 씨가 구조된 것을 제대로 확인한 뒤 숙소로 복귀했다.
A 씨는 밤에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는 이른바 `해루질`을 하기 위해 갯벌에 들어갔다가 가슴높이까지 빠져 부표를 붙잡고 있었다. 만일 권 하사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물이 차올라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던 것이다.
권 하사의 이러한 선행은 해경 관계자가 신원 확인 등을 위해 부대로 연락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주위에 알려지면서 훈훈함을 준다.
해경 관계자는 "당시는 긴박하고 위험한 상황이었고, 조금만 더 늦었으면 위험할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려달라는 고립자의 외침을 듣고 신고자가 연락을 취한 것이 주효했고, 그 덕분에 고립자가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권 하사는 "어두운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기도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바다를 살펴봤다"면서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내 작은 행동이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뿌듯하다"고 밝혔다. 김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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