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많이 개선돼 공공건축물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 같은 상황은 사업 시작전 공공건축물에 대한 사전기획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결과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이 건축물을 시공시에도 그 목적성에 따라 대지의 선정, 규모, 예산 등 사업성 검토후 시행하는데 국민 세금으로 집행하는 공공건축물의 기획업무가 그동안 부실했던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직접 해당부서에서 기획발주 해오던 업무를 2020년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의해 공공건축물 사업 시행 전 사업 규모와 내용, 재원조달계획과 사업 발주방식과 디자인 관리, 에너지 효율화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방안 등 건축 기획업무를 검토하는 것을 시행령으로 의무화했다. 공공건축물 품질에 대한 성과를 보장할 수 있는 루트가 확보됐다는 것은 지극히 다행스러운 일이나 사전기획 수행에 있어 발주청의 소속 공무원, 공공건축지원센터, 역량있는 건축사로 규정함으로써 기획업무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답보상태로 안타까움을 주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5월 충남도교육청에서 지역 건축사를 중심으로 기획업무를 안착시킴으로 지역활성화와 지역사회의 복리증진에 기여할 수 있게 한 것은 뜻 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올해부터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40년이 경과된 학교시설에 우선 투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노후학교를 디지털과 그린융합형 뉴딜방식으로 개축·리모델링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8조 5000억 원이 투자된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과정과 연계한 공간혁신, 교수학습과 혁신을 위한 스마트 교실, 탄소 중립실현과 생태교육 체험장인 그린학교,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미래형 학교`로 전환할 계획이다. 전문가의 구상만이 아닌 학생과 교사, 지역 전문가가 함께 사용자 참여에 의한 기획 검토로 실제 필요한 시설, 예산이 검토돼 교육시설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공공건축의 기획업무는 이제 시작점에 들어서 있고 충남도교육청이 지역전문가와 손을 잡고 다른 지역보다 앞장서 가고 있다. 지역민으로서 감사한 일이다.
사용자와 함께 하며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 나가는 일은 전문가와의 협업보다 더욱 힘든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지역만이 갖는 지역의 정체성을 기획업무로 더욱 확장시키고, 교육청을 시작으로 지자체도 함께 협력한다면 공공건축물로 이루어질 아름답고 창의적인 도시경관을 꿈꿔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양희 충남도건축사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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