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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71억' 들였는데…먼지·낙엽만 쌓인 '유령청사'…"전형적 탁상 행정"

2021-05-19 기사
편집 2021-05-19 15:09:55
 천재상 기자
 

대전일보 > 기획 >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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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이전 제외기관 고시에도 건립 강행
1년째 사용 않고 방치

첨부사진1대전에 위치한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이 아파트 특별공급을 노리고 세종시에 유령 청사 신축을 강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8일 관평원이 입주하기로 했던 세종시 반곡동 관평원 신청사.지난해 5월 완공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방치된 채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천재상 기자


18일 오후 3시쯤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청사. 지난해 5월 완공된 새 건물이지만,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듯 청사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컵 등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청사 출입구 발판에는 때아닌 낙엽이 쌓여있었고 출입문 손잡이에는 먼지만 수북해 이곳이 오랜 기간 방치됐다는 인상을 풍겼다.

굳게 닫힌 출입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내부에 탁자와 의자 몇 개만 놓여있었을 뿐, 업무를 위한 시설은 설치돼있지 않았다. 건물 외부에 이곳이 관평원 청사임을 알리는 현판 등이 없어 언뜻 보기엔 정식 개관되지 않은 공공기관 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나마 이 건물의 용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출입구 앞에 설치된 먼지 쌓인 관평원 점자 안내판뿐이었다.

관평원이 세종시 이전을 위해 171억 원을 투입해 건립한 건물이 별다른 쓰임 없이 1년째 방치되며 혈세 낭비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2005년 관평원을 세종시 이전 제외 기관으로 고시했지만 관세청은 고시 확인 절차 없이 관평원 세종 청사 건립을 강행하던 중,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또 관평원 청사는 1인당 업무시설 면적 기준보다 더 넓게 지어진 '호화 건물'이라는 점도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관련법상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1인당 업무시설 면적 상한은 56.53㎡지만, 관평원 신청사는 63.8㎡으로 건립됐다.

지역 사회에선 이 같은 처사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정수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 상임대표는 "관평원이 당국의 제재에도 신청사 건립을 강행, 특공을 받았다는 것은 각 부처·기관의 소통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정부 기관이 맞는지 의심까지 든다"며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 혈세 낭비다.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꼼꼼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방치된 관평원 신청사에 대한 관리·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멀쩡한 건물이 방치되며 '유령 청사'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관평원 신청사에 대한 관리권한을 갖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청사 건물에 대한 입주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축 건물에 대한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의 이전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추후 수요조사 결과를 검토한 후 활용방안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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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대전에 위치한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이 아파트 특별공급을 노리고 세종시에 유령 청사 신축을 강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8일 관평원이 입주하기로 했던 세종시 반곡동 관평원 신청사.지난해 5월 완공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방치된 채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천재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