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독립서점 네트워크 대표

이용주 독립서점네트워크 대표. 사진=이용주 독립서점네트워크 대표 제공
이용주 독립서점네트워크 대표. 사진=이용주 독립서점네트워크 대표 제공
"건강한 먹거리와 책으로 도시와 농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다가가고자 합니다."

최근 서점은 책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책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 지향하는 가치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시회를 감상하러, 독서모임을 가지러, 휴식을 취하러 사람들은 서점으로 모여든다.

2016년 8월 충남대 인근에 문을 연 동네책방 `우분투북스` 역시 사람들이 책으로 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책방지기 이용주 대표(57·사진)가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을 테마로 삼은 것은 그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비롯된다. 음식 관련 잡지사와 출판사, 도서관 재단 등 책과 연관된 일들을 하며 자연스럽게 음식과 건강, 환경에 관심을 가졌다. 귀농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들며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답을 서점에서 찾았다. 그는 "귀농인들은 소규모 농사를 짓다 보니 판매와 유통의 한계를 고민하고, 도시인은 먹거리 때문에 불안해하더라"며 "신뢰할 수 있는 공급처를 선별해 알고 있다면 먹거리로 인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점을 통해 연결해 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을 가진 아프리카어 `우분투`를 책방 이름에 녹인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설립된 `독립서점네트워크`의 초대 대표이기도 하다. 2017년 열렸던 책 축제를 계기로 지역 독립서점들과 교류를 시작했고, 2019년부터 독립서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단체를 조직했다. 시에서 `지역서점 인증제`를 추진함에 있어 공정한 납품 기준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모으기도 했다.

지속되는 독서량 감소와 대형·온라인 서점의 출판시장 독식으로 독립서점의 현실은 다소 험난하다. 이 대표는 "서점도 자영업이다보니 그 어려움을 함께 안고 있을 뿐"이라며 유통 구조의 불균형과 불완전한 도서정가제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출판사에서 책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대형서점은 정가 대비 납품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지역서점은 불가능하다. 대형서점이 도서 정가의 60%로 책을 받을 때, 독립서점이나 지역서점은 7-80%의 가격을 지불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 대표는 대형서점과 지역서점의 균형을 맞추려는 제도적 노력과 동시에 서점들이 `공간으로서의 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내부 동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형서점과 지역서점 간 조건을 동등하게 맞춰야 서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가능하다"며 "서점 역시 `문화복합공간`으로의 자체적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을 끊임 없이 연구하고, 지역 독립서점의 미래를 모색하는 이 대표에게서 책과 친환경 먹거리 뿐 아닌 사람 냄새도 물씬 풍겼다. 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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