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규택 제이비소극장 대표
지역 소극장 '존버' 분투기

[천안]"천안에서부터 소극장 문화의 자존심을 세우겠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연계가 한파인 가운데 지역예술인들에게 안정된 무대를 제공하는 문화인이 있다. 오규택(50·천안시 안서동·사진) 제이비소극장 대표이다. 제이비소극장은 정식 공연장 및 소극장 등록과 함께 올해 1월 개관했다. 제이비소극장은 호서대 천안캠퍼스 인근에 2018년 10월 문 연 `제비다방`이 전신이다. 카페를 겸한 제비다방은 2019년 30회, 2020년 50회의 연극과 콘서트가 열리는 등 문화살롱으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제비다방은 지난해 말 리모델링을 통해 소극장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가변형 객석을 도입하고 전용무대도 설치했다. 분장실, 대기실, 연습실도 갖췄다. 단순 공간 개편에 그치지 않아 제이비소극장에는 충남연극협회 부지회장을 맡고 있는 오규택 대표의 연극계 후배들이 주축이 된 극단 `울림`도 상주하고 있다. 소극장 개관기념공연인 2인극 `아빠의 극장`에는 주연배우로 오 대표가 직접 무대에 섰다.

오 대표는 생업 등으로 한동안 연극계를 떠났다가 4년 전 복귀했다. 몇 달을 작품 준비와 제작에 몰두하고도 무대를 구하지 못해 동분서주하는 후배들을 보며 소극장 개관을 결심했다. 오 대표도 20대 초반 고향인 천안의 한 소극장에서 연극과 인연을 맺었다.

제이비소극장은 개관 후 음악공연과 연극 공연을 이어갔다. 다음달에도 대중음악인들의 콜라보 공연, 민요 콘서트, 연극 공연이 예정됐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위한 방역 조치로 관객 수를 제한하는 와중에도 제비다방 시절부터 꾸준히 발길을 하는 관객들이 객석을 채우고 있다.

제이비소극장은 지역문화의 화수분으로 외연도 확장 중이다. 최근에 캘리그라피, 어반 스케치, 통기타 동아리 회원을 모집해 운영을 시작했다. 전문 예술인들과 협업으로 연내 주부 극단도 창단 예정이다. 11월에는 소극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문화자원을 페스티벌을 통해 선 보일 계획이다.

오규택 대표는 "지난해 충청도 전체에 등록 소극장이 한 곳도 없는 통계에 깜짝 놀랐다"며 "소극장 운영 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명칭인 제이비(JB)에 `끝까지 버틴다`는 `존버`의 정신도 깃든 만큼 공연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소통 장소, 창작과 향유의 공간으로 뿌리 내려 가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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